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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6일(火)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정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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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춘일, 고양이, 45×21×36㎝, 스테인리스스틸, 2021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한 가지. 세계에서 1인당 철강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대체로 중공업이 발달한 나라들이 상위권에 있지만 우리나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우리는 역사적으로 금속을 잘 다루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금관, 금동불상, 금속활자, 거북선, 화포, 쇠젓가락….

정크(junk) 아티스트 정춘일은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조각가다. 안락사를 눈앞에 둔 산업 고철들을 입양해 생명을 불어넣는다. 우리 주변에서 워낙 많은 폐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산업 현장의 금속 부산물도 엄청나다. 이를 수거해 재생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문화적 창조의 활용도 중요하다.

파이프, 볼트, 너트, 철사 조각, 수명을 다한 공구들…. 작가의 영감에 따라 재료를 사역하지만, 그는 폐기물들이 주는 영감을 존중한다. 마치 많은 부품이 작품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고양이라니, 볼수록 활력이 샘솟지 않는가. 이쯤 되면 정크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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