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전선언 시기·조건 韓과 다를 수도”

바이든 정부 입장차 공식 확인
文정부 임기내 합의 어려울듯

방러 정의용, 선언 지지 요청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김유진 기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6일(현지시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와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종전선언에 대한 한국과의 입장 차를 처음 공식 확인한 것으로, 한국의 전방위 설득에도 내년 5월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국이 참여하는 종전선언 서명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 이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집중적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만 말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우리는 핵심적 전략 구상과 외교를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북핵 문제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고, 외교는 억지력과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신념에는 근본적으로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대화·관여를 앞세운 북한과의 협상 원칙에는 입장을 같이하지만, 종전선언 등 구체적 조치의 순서와 시기 등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고 외교적으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으며, (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한다. 정 장관은 회담에서 러시아 측에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