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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7일(水)
승부수 ‘손준성 영장’ 불발…공수처 ‘고발사주’ 수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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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차에 타고 있다. 2021.10.26
법원, ‘혐의 소명 부족’ 판단한 듯…野 대선후보 결정 전에는 결론 내기 어려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에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손 검사 체포영장이 이미 기각된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수사의 실마리를 풀어가려던 공수처는 ‘무리한 영장 청구’였다는 법원의 판정을 받아든 채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야 하는 실정이다.

수사의 최종 목표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건 연루 여부를 밝히기 위해 손 검사의 신병을 확보하고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공수처의 수사는 신속한 의혹 규명이라는 당초 목적을 못 이룬 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법원 “구속 필요성·상당성 부족”…‘손준성 수사 회피’ 주장 안 받아들여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손 검사를 소환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공수처가 23일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이유로 손 검사의 방어권 보장을 고려했을 때, 이 권한의 범위를 넘어 그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환 날짜를 미뤘던 손 검사의 행위가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법원이 ‘방어권’을 언급한 것은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도 손 검사 측에게 즉각 알리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검사 측은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법원에 접수된 뒤 이틀이 지난 25일 오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으며, 영장청구서도 심리 16시간 전에야 받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어권을 위해 심문을 27일로 늦추자고 했지만 공수처는 거절했다고 한다. 손 검사가 이날 심문에 출석하기 전 “구속영장의 부당함을 설명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로도 풀이된다.

수사기관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당일에 피의자 측에 통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선례를 깬 점 등에 비춰 방어권 기회가 손 검사에게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한 셈이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지만 공수처는 그러지 않았다. 게다가 체포영장이 기각되자 이틀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강수를 둔 점도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 “범죄혐의도 소명 부족” 판단한 듯…공수처, 조만간 손준성·김웅 소환

법원은 특히 구속 필요성뿐 아니라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영장 기각 사유로 들었다.

이는 피의자에게 도망 내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공수처가 손 검사의 범죄 혐의라고 적시한 내용도 소명이 불충분하다고 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원이 기각 사유에 ‘수사 진행 경과’를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손 검사 측은 심사에서 공수처가 구속영장에 고발장 최초 작성자를 ‘성명 불상자’로 적시한 점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0일 수사의 신호탄을 쏜 압수수색 영장에서도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데, 결국 40여 일이 넘도록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공수처는 ‘김웅-조성은’ 녹취록 등 증거자료를 손 검사의 개입 근거로 제시했지만, 법원은 이를 명백한 범죄 증거라고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법원의 영장 기각은 이 사건 수사가 윤 전 총장을 향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대검의 고발장 작성 관여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넉넉히 확보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눈과 귀’라고 불렀던 손 검사는 윤 전 총장과의 관계가 직무상의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입장을 법원에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심사에서 손 검사가 “윤 전 총장 밑에서 일했지만 그를 위해 일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대검의 고발장 작성 관여 의혹을 밝혀낸 뒤 윤 전 총장 관여 여부를 규명하는 단계로 속도감 있게 나아가려던 공수처는 중요한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 1월 출범 후 ‘1호’로 기록된 구속영장 청구가 결국 기각되면서 체면마저 구긴 상태에서 향후 수사 계획을 수정하고 증거 보강에 나서야 하는 형편이 됐다.

공수처는 불구속 상태로 손 검사를 소환 조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손 검사 측에서 내달 2일이나 4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만큼 조만간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발장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도 확정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부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법원 심리가 있던 이날에도 대검찰청 정보통신과 서버를 추가 압수수색했다. 증거보강 등을 거쳐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계속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건상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내달 5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대선후보 경선에 공수처의 수사 지연이 부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정치권의 공세는 계속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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