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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7일(水)
‘오징어게임’ 타산지석…작품권리 확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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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오징어게임’[상명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OTT 투자 경쟁…넷플릭스 이어 디즈니·애플TV 가세
제작비 부담 안고 해외직판 추진…한국 작품 ‘몸값’ 제고도 전략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은 한국 드라마를 세계 무대의 정중앙에 올려놨다. 실제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들이 앞다퉈 한국 드라마에 대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 창작자들이 작품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글로벌 공룡 기업들은 한국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5년부터 5년간 한국 콘텐츠 제작에 7천700억원을 쏟아부었고, 올해도 5천5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하는 디즈니플러스도 구체적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고, 애플TV플러스 역시 ‘기생충’의 이선균, ‘미나리’의 윤여정 등이 각각 출연하는 작품을 제작하며 K-드라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제작비 보전해주는 계약구조…‘하청기지’ 우려

한국 제작사 입장에서는 든든한 투자자가 생긴 측면도 있지만, 완성된 작품에 대한 권리와 수익을 OTT 업체가 가져가는 구조 탓에 ‘하청 기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때 투자하는 대가로 작품에 대한 권리인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가고, 제작사에 총제작비와 통상 10~30%의 마진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는 제작비를 100% 보장받을 수 있지만,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수익 배분을 요구할 수 없고 IP를 활용한 추가 사업도 원천 봉쇄된 셈이다.

‘오징어 게임’이 ‘대박’을 터트리고도 그에 따른 엄청난 수익은 넷플릭스가 싹쓸이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오징어 게임’ 제작비는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업계는 제작사가 220억∼240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글로벌 흥행으로 시가총액 증가 등으로 투자비 대비 1천배 넘게 이익을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에 이어 다음 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역시 같은 방식의 계약 구조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는 돈으로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빠듯한 제작비로 좋은 드라마가 나오기까지 창작자들은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데, 그렇게 내놓은 소중한 자식을 단지 많은 상품 중 하나로 여기는 OTT에 넘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 일부 제작사 직접 해외판로 개척…“제작비 일부 부담하고 권리 요구”

OTT 업체가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는 구조에서는 한국 제작사가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제작사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의 ‘제작비 보전’이라는 안전망 대신, 콘텐츠 유통 계약을 통해 제작비를 거둬들이는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영화 제작·배급과 비슷한 방식이다.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신작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제작사 삼화네트웍스는 최근 직접 싱가포르 OTT인 PCCW뷰클립에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전지현·주지훈이 출연하는 김은희 작가의 신작 ‘지리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 역시 IP를 소유하고, 방송권만 국내는 tvN에, 중국은 OTT 업체 텐센트, 중국 외 국가는 또 다른 OTT 업체 아이치이에 넘겼다.

삼화네트웍스 관계자는 “PCCW뷰클립은 동남아에서 구독률이 잘 나오는 유명한 업체고, 송혜교씨가 캐스팅되면서 해외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었다”며 “직접 판권 계약을 하는 방식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드라마 제작을 모든 제작사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중소제작사는 제작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고, 스타 작가나 배우가 없는 작품의 판로를 직접 개척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관계자는 “제작사가 제작비를 일부 부담하면서 수익 배분이나 권리를 OTT에 요구하는 방법이 그나마 현실적”이라며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도 국내 방송 수익은 방송사가 가져가도 해외 유통 수익은 제작사와 절반씩 나누는 방식으로 수익 배분을 했었다”고 말했다.

◇ “권리 요구 계속해야…K-드라마 모시기 경쟁 벌어질지도”

장기적으로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 한국 드라마의 ‘몸값’을 높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일방적인 계약 조건에 휘둘리지만, 한국 드라마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OTT 간 작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 파격적인 조건으로 ‘모셔가기’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사실 지금은 한국 작품이 넷플릭스에 올라타야 하는 입장이지만, 한국 배우와 감독, 제작사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작품에 대한 다양한 권리를 요구하는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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