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사회주의 부상?… 자본주의 생명력 더 강하게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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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코로나’ 경제 전문가 인터뷰 - 타일러 코웬 美 조지메이슨대 교수

애플·우버 ‘자본주의 산물’ 선호
가장 효율적 체제… 끊을수 없어
많은 이들이 재택근무 장점 파악
각 산업 일하는 방식 다양해질것

에너지 대란 해법은 더 많은 원전
한국같은 상황선 더더욱 필요해
美中충돌때 대만이 가장 큰 피해
그 다음은 둘중 선택해야하는 韓

글·사진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코로나19 이후에도 시장 자본주의는 강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일부 정치인과 젊은층이 사회주의 정책을 말하기 좋아하지만 실제 그들이 사는 방식을 보면 자본주의를 누리며 살아갑니다. 이유요? 간단합니다. 자본주의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타일러 코웬(59)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지난 10월 15일 미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창간 3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 역할이 커졌지만 시장 자본주의라는 기본 시스템은 달라진 게 없다”며 “오히려 어느 때보다 기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백신을 개발한 것도 기업이고, 코로나19 대유행 때 음식을 전달해준 것도 정부가 아니라 아마존이었다”면서 시장·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코웬 교수는 “코로나19를 통해 사람들은 집에서 일하는 장점을 알게 됐다”며 많은 분야에서 업무방식이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코웬 교수는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서는 “최근 벌어지는 위기로 사람들은 태양광, 풍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에너지 부족, 가격 급등을 해결하는 현실적 방법은 바로 원자력발전”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선 “원전은 안전(safe)하고, 친환경적(green)이고, 신뢰할(reliable) 수 있다”며 “원전은 매우 중요하다. (자원이 없는) 한국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또 코웬 교수는 미·중 패권 경쟁은 경제보다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며 “미·중 충돌이 현실화하면 가장 큰 피해자는 대만, 다음은 한국이 될 것이다. 미·중 간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87년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코웬 교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이자 정치·외교·예술을 넘나드는 통섭형 학자다. 2011년 영국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같은 해 미국 포린폴리시에서 ‘세계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미국과 전 세계가 에너지 부족·물류 대란·물가 상승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쪼그라들었다. 에너지 수요 역시 많이 감소했다.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투자를 줄였다. 하지만 백신 개발과 미국 등 각국이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급증했다. 특히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미국은 괜찮지만 유럽 등은 매우 추운 겨울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에너지가 중요한 건 맞지만 당장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내가 생각하는 해답은 ‘더 많은’ 원전이다.”

―한국은 탈원전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원전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 원전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과거보다 훨씬 더 안전해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본은 원전 가동을 재개하고 있고, 영국도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벌어지는 에너지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사람들은 태양광·풍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 점에서 원전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같은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

―언제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은 1년 이내에 경제가 정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아프리카 등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하는 방식은 완전히 과거로 돌아가긴 힘들다. (웃으며) 많은 사람이 집에서 일하는 장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산업 분야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 역할이 확대되고 사회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향후 자본주의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시장 자본주의는 강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일부 정치인과 젊은층이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 (자신의 아이폰을 들어 보이며) 애플이 만든 자본주의의 집약체를 이용한다. 또 다른 자본주의의 산물인 우버도 즐겨 탄다. 사회주의를 이야기하지만 사는 방식은 자본주의를 누리며 산다. 자본주의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정책을 내세운 국가 중 과연 어떤 나라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한번 생각해보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정부 역할이 확대됐다지만 시장 자본주의라는 기본 시스템은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기업에 의존한다. 정부가 자금을 지원했지만 백신을 개발한 것은 바로 기업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 사람들에게 음식을 전달해준 것도 정부가 아니라 아마존이었다.”

―미·중 갈등이 심각한데 패권 경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가.

“경제보다 대만을 계기로 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충돌을 피한다면 둘 다 승자가 되지만, 전쟁이 벌어진다면 모두 패자가 될 것이다. 특히 미·중 충돌이 벌어진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대만이고, 다음은 한국이 될 것이다. 미·중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분명 미국 편을 택하겠지만 한국은 선택이 쉽지 않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 옆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느 한쪽이 아니라, 가능하면 둘 다 택해야 한다. 많은 한국인이 미국 편에 서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중국과 무역·투자액을 한번 살펴보라.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하는 어떤 상황도 한국에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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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주 출생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조지메이슨대 교수 △포린폴리시 선정 ‘100대 글로벌 사상가’ △블룸버그 선정 ‘미국의 가장 뜨거운 경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