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진입’ 소렌스탐 69% - 우즈 54%… 황제도 부러워할 여제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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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기록으로 본 골프여제

컷통과도 97%로 우즈 90% 앞서
18홀 최소타 59타…우즈는 61타

통산 72승 거두고 2008년 은퇴
13년만에 US시니어오픈에 출전
2위와 무려 8타차 압도적인 우승
LPGA 살아있는 전설 위용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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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살아있는 전설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13년 만에 출전한 US시니어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시니어 무대 데뷔전이었던 이 대회에서 소렌스탐은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2위를 무려 8타 차로 따돌렸다. 압도적인 우승.

소렌스탐은 LPGA에서 통산 72승을 거둬 캐시 위트워시(88승), 미키 라이트(82승)에 이어 역대 다승 3위다. 소렌스탐은 라이벌이었던 호주의 캐리 웹(41승), 박세리(25승)를 여유 있게 앞섰다. 소렌스탐은 정말 강했다. 메이저대회 우승도 10차례나 차지했고, 2003년엔 여자 선수로 역대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970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에서 약 48㎞ 떨어진 소도시 브로에서 태어난 소렌스탐은 12세 되던 해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스웨덴의 테니스영웅 비외른 보리를 흠모했던 소렌스탐은 5세 때엔 테니스를 시작했고, 스웨덴 주니어 랭킹 상위권에 들 만큼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소렌스탐은 17세 되던 해 스웨덴 골프대표팀에 선발되면서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골프장학생으로 미국 애리조나대에 진학한 소렌스탐은 2학년을 마치고, 1992년 프로로 데뷔했다. 그런데 출발은 그리 좋지 못했다. LPGA 퀄리파이닝(Q)스쿨에서 1타 차이로 투어카드를 받지 못했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진출했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대신 4차례 준우승을 거둬 신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이듬해 다시 Q스쿨에 도전, 공동 28위로 간신히 조건부 시드를 받았다.

LPGA투어 데뷔 첫해 소렌스탐은 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브리티시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했고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렌스탐은 1995년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면서 전성기를 가꾸게 된다. 24세에 LPGA투어에 진출했고 2년 만에 거둔 첫 승이었다. 이때만 해도 소렌스탐이 72승을 거두며 10년 넘게 세계 여자골프를 지배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렌스탐은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역대 최다인 8차례나 수상했으며, 시즌 최저타수상인 베어트로피도 6차례(역대 2위) 받았다. 특히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2라운드에서 여자선수로는 유일한 ‘꿈의 스코어’ 59타를 쳤고, 2002년에는 여자골프 사상 처음으로 시즌 평균 68타대(68.70타) 스코어를 작성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박인비, 청야니(대만),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차례로 등장했지만 소렌스탐만큼 경이롭게 지배한 골퍼는 없었다. 지난 1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기관이며 올림픽 골프경기를 관장하는 국제골프연맹(IGF) 회장으로 선임됐다. 소렌스탐의 경기력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통산 승수와 메이저대회 승수는 우즈가 82승, 14승으로 소렌스탐보다 많다. 하지만 우즈가 소렌스탐보다 12년 더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우즈는 지금까지 총 365차례 출전해 332번(90.9%) 컷을 통과했고 199차례(54.5%) 톱10, 132번(36.1%) 톱3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소렌스탐은 307차례 출전해 298번(97.1%) 컷을 통과했고 212차례(69.1%) 톱10, 142번(46.3%) 톱3에 들었다. 소렌스탐은 18홀 최소타 기록에서도 59타로 61타인 우즈에게 앞선다.

2001년 출범, 레전드투어란 명칭으로 운영되는 미국여자시니어투어는 남자 시니어 무대인 PGA챔피언스투어에 비하면 초라하다. 역대 최고의 여성 골퍼로 꼽히는 소렌스탐의 참여로 레전드투어가 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