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1.21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영화
[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03일(水)
시대의 폭력과 광기에 시달렸던… 전설의 재즈 디바 ‘삶의 초상’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리뷰톡 - 내일 개봉 ‘빌리 홀리데이’

“남부의 나무에는 이상한 열매가 열리네. 잎사귀엔 피, 뿌리에도 피, 검은 시체가 흔들려요. 남부의 산들바람에.”

이 노래가 흐르자 공연장 안에 있던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분주해진다. 즉각 노래는 중단됐고, 공연 관계자들은 ‘스트레인지 프루트’를 부른 빌리 홀리데이(안드라 데이)를 뒷문으로 빼낸다. 4일 개봉되는 영화 ‘빌리 홀리데이’(감독 리 다니엘스)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다.

홀리데이가 1939년 뉴욕의 재즈 클럽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처음 부른 이 노래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하던 시절 속에 피어난 꽃과 같았다. 홀리데이는 타임지에 등장한 첫 흑인이 됐고, 60년이 흐른 후인 1999년 타임지는 이 노래를 ‘20세기 최고의 노래’로 선정했다. 하지만, 그 시절 FBI에 ‘스트레인지 프루트’는 선동가에 불과했다.

재즈의 표상이라 불리는 홀리데이는 무대 위에선 찬사를 받으며 ‘레이디 데이’라 불렸지만, 무대 아래서는 시대의 폭력과 광기에 시달렸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편조차 그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여기며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그 우울함을 견디기 위해 홀리데이는 마약에 손을 댔고, ‘스트레인지 프루트’를 부른다는 이유만으로 홀리데이를 억압할 수 없었던 FBI는 마약 투약 혐의로 그를 감옥에 가두는 방식으로 ‘스트레인지 프루트’와 대중을 분리시켰다.

이 영화에서, 홀리데이라는 재즈 가수의 삶은 가수 출신 배우 안드라 데이를 통해 온전히 복원된다. 전설적인 가수 스티비 원더에게 발탁된 후, 데뷔 직후부터 그래미와 빌보드에 이름을 올렸던 데이는 홀리데이의 재림이라 불릴 만큼 탁월한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연기 데뷔작인 ‘빌리 홀리데이’로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고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여기에 ‘그린 북’의 음악 감독 크리스 보워스와 ‘섹스 앤 더 시티’의 의상 디자이너 파울로 니에두가 참여해 1930년대 뉴욕 클럽의 감성을 스크린에 효과적으로 구현해냈다. 하지만 ‘빌리 홀리데이’는 저항 정신이 담긴 한 여성 가수의 전기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대 아래서는 한없이 무너지는 홀리데이의 곁을 지키는 흑인 FBI 요원 지미 플레처(트래반트 로트)와 홀리데이가 나누는 교감은 극적이다. FBI라는 백인 중심적인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흑인들의 희망이었던 홀리데이를 감시하는 역할을 마다치 않던 플레처가 홀리데이에게 사랑을 느끼고, 플레처의 진심을 의심하면서도 그를 향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홀리데이의 감정 교류는 애잔하다. 1959년 체포된 채 생을 마감한 홀리데이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것으로 플레처는 자신의 진심을 증명했다.

‘빌리 홀리데이’는 오랜만에 만난, 귀가 즐거운 영화다. 데이가 재해석한 홀리데이의 명곡 ‘스트레인지 프루트’ ‘올 오브 미’ ‘솔리튜드’ 등을 듣고 극장 문을 나서면 자연스럽게 홀리데이가 부른 원곡을 찾아 듣게 된다. 130분. 청소년 관람불가.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 문화부 SNS 플랫폼 관련 링크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 차장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 45.7% 이재명 34.7% 안철수 10% 허경영 2.6%
▶ ‘이특 누나’ 박인영, 성전환 사진 공개…“깜놀”
▶ 김만배, 정보 제공자로 이재명 최측근 ‘김용’ 언급
▶ 지적장애 부인을 동창과 함께 강간한 인면수심 40대
▶ 어머니 장례식장서 조카 마구 폭행…13일후 결국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유출 답안으로 내신시험…‘숙명여고..
여성 신체 24차례 불법 촬영…수사팀..
檢 반발에… 박범계, ‘외부 검사장’ 철..
부실 수사에 사찰 논란까지… 공수처..
운동권 카르텔 진화냐, 민주주의 수호..
topnew_title
topnews_photo 尹오차범위 밖 앞서…심상정 정의당 후보 2.4%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미디어리서치가 OBS(경인방송) 의뢰로 지난 18~..
ㄴ “이재명 34% 윤석열 33% 초접전…안철수 17%”
팬티 벗기고 여성에게 침 놓은 무면허 60代 ‘무죄’
[속보]청주 배터리공장 화재 진화…고립된 직원 1명 숨..
‘전국노래자랑’ 송해, 건강 문제로 입원…대체 MC가 진..
line
special news 앤디 예비신부는 제주MBC 이은주 아나운서
그룹 ‘신화’ 막내 앤디(41)와 결혼하는 예비신부가 제주 MBC 소속 아나운서 이은주(32)로 밝혀졌다.앤디..

line
홍준표 ‘원팀 결렬’ 선언에 尹 “그간 사정 언급 적절치 않..
김만배, 정보 제공자로 이재명 최측근 ‘김용’ 언급
이재명 ‘서울 지지율 정체·정청래 거취·형수욕설’ 3중고
photo_news
승려대회서 ‘문전박대’ 민주…정청래 “참회와 ..
photo_news
이선빈 “연예인 되려고 가출…전단지·서빙 알..
line

illust
성동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서 ‘진동’ 신고…국토부, 긴급 점검

illust
서로 때리고 바지 확 내리고…장난아닌 ‘애로부부’
topnew_title
number 유출 답안으로 내신시험…‘숙명여고 쌍둥이’ 2심..
여성 신체 24차례 불법 촬영…수사팀 증거수집 ..
檢 반발에… 박범계, ‘외부 검사장’ 철회
부실 수사에 사찰 논란까지… 공수처 첫돌, 해체..
hot_photo
한효주 치마 터지자…
hot_photo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 시..
hot_photo
아이유, 과감한 시스루 원피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