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화끈하게 잘 놀아줘요”… 행복에너지 퍼뜨리는 ‘핵인싸 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전남 나주시 노안남초에서 최바라(왼쪽) 교사가 학생들이 궁금한 질문에 선생님이 답하는 ‘유퀴즈 온 더 스쿨’ 인터뷰에 응해 학생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전남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최바라 교사

학생들 “예쁘고 유쾌하고 발랄”
스승의 날 ‘저 세상 텐션상’ 전달

5년여 ‘학생자치 담당교사’ 활동
통학차 이용 불편·놀이공간 부족
현안 자발적 의견제시·해결 유도
학교의 진정한 주인 권리 행사케

“위 선생님은 화려한 패션과 미모뿐 아니라 언제나 유쾌 발랄한 저 세상 텐션을 지니셔서 즐거운 수업 시간을 만들어 주시고, 또한 놀 때도 화끈하게 학생들과 잘 어울리시며 행복 에너지를 퍼트리시기 때문에 이 점을 칭찬하며 이 상을 드립니다.”(노안남초학생회)

전남 나주시 노안남초 학생들은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해 한 해 동안 학교를 위해 애쓴 학교 구성원들에게 ‘맞춤형 상장’을 수여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늘 맛있는 급식을 제공해주는 학교의 영양 교사에게는 ‘상상이상 기대이상’을, 학생들에게 유쾌한 유머로 친근하게 “나 때는∼ 했는데”를 자주 언급하는 교감 선생님께는 ‘Cool 라떼 상’을 주는 등의 재미난 이벤트였다.

당시 최바라(38) 교사도 학생들로부터 상을 받았는데 바로 ‘저 세상 텐션상’이었다. 학생들이 적은 상장 문구에서 드러나듯, 최 교사는 한마디로 학생들의 ‘핵인싸(무리에서 아주 잘 지내는 사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전남 나주시 노안남초에서 최바라 교사가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서 학생들로부터 ‘저 세상 텐션상’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최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5년 넘게 ‘학생자치 담당교사’를 맡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처음 학생자치 담당 교사가 됐을 때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학생자치 활동에 적잖이 당황하고 답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바꾸기로 했다. 진정으로 학생들이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학생자치 활동으로 말이다.

“한번은 새 학기 교통안전캠페인을 새롭게 바꿔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학생들이 처음부터 생각한 주제에 대해 등하굣길에 직접 가서 사진도 찍고, 전교생 의견조사도 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어요. 평소에 학생자치회 모임을 하려면 학원이나 여러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던 학생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전 활동에 참여했었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된 학생자치를 위해서는 학생·교사·학교·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 후부터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진정한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해요.”

최근 교육계에선 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학생들이 제대로 된 존중과 공감, 소통을 하는 경험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최 교사는 학교에서만큼은 학생들이 소중한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본인 삶을 둘러싼 많은 사람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공동체와 더불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교육적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최 교사는 학급의 규칙을 정하는 일 아주 사소한 것부터도 먼저 아이들의 의견을 묻는다고 한다. 단정적으로 먼저 뭔가를 정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지 않으려고 항상 돌아보고 반성한다.

“학교는 학생 중심 교육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빠르고 안정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교육이 실천되는 많은 순간 중요한 결정들을 선생님들만의 회의로 정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관련된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의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 해결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학교의 주인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어요. 물론 그 과정이 좀 더디고 때론 답답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조금 더 복잡해지더라도요.”

최 교사의 고민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그가 맡고 있는 학급 학생들은 학기 초보다 2학기에 들어 더욱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놀이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실내 놀이 공간 디자인 협의, 통학차 이용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통학차 이용 수칙 협의, 교내 시설 안전 점검, 불편 사항 개선, 지구 환경 지키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

최 교사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라’고 당부했다.

“요즘처럼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고 쉽게 흔들리는 경쟁의 시대에서는 특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큰 성공과 큰 행복보다는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사람, 나만 행복하기보단 나로 인해 다른 이도 함께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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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