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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05일(金)
“남자답게” 주입된 男兒, 성폭력 당해도 속으로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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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아동 성착취 보고서

“스스로 피해자라고 생각 못 해”
‘동성애자’ 낙인찍힐까 두려움도
사회통념때문에 지원 더 어려워


“엄마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요.”

남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아동이 피해 사실을 알리더라도 이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 인식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도적으로 남아 성폭력 피해자 지원이 부족해 피해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사단법인 탁틴내일과 아동 성 착취 근절을 위한 국제기구 엑팟 인터내셔널은 공동으로 ‘남아대상성착취: 대한민국 보고서’를 발표했다. 성폭력 피해 남아를 지원한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남아가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장애물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8%는 ‘남아들이 스스로를 피해자로 정의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자의 27%는 ‘남성성에 대한 믿음(도움을 얻는 것은 약한 것이라는 생각)’ 항목에 답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남자는 용감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규범이 존재한다”며 “이는 피해 아동이 자신을 탓하고 남아에 대한 성폭력을 간과하는 문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피해 아동들은 “남자는 울면 안 돼” “덩칫값을 해라” “여자애같이 왜 그래” 등의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마크 카베나흐 엑팟 인터내셔널 연구팀장은 이 같은 통념이 성폭력 피해자를 더 힘들게 만들고, 도움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한 남아가 동성애자라고 낙인찍힐 수 있다는 두려움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 꺼릴 수 있다”며 “한국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관용 정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 남아 성폭력 가해자의 83%가 남성이었고, 17%가 여성이었으나, 피해 아동들은 연구 과정에서 ‘게이’로 불리거나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두려움을 표했다. 남자 아동은 성폭력 피해 후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위한 적절한 도움을 받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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