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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08일(月)
‘골프장 = 코로나 청정지역’ 인식 확산… 작년 내장객 503만명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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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코로나와 골프열풍

200만 해외원정 골퍼들도 몰려
역대 최다 4673만명 운동 즐겨

해마다 골프인구 줄었던 미국도
작년 50만명 증가 17년來 최대

누구에게나 놀고 싶은 유희본능
드라마속 오징어게임 열풍 닮아


최근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화제다. 빚에 쫓기는 456명의 사람이 새로운 삶을 꿈꾸며 거액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다는 비교적 단순한 줄거리에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공개 후 단 17일 만에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해 넷플릭스 사상 최초의 1억 가구 시청 돌파 기록을 세웠다.

급기야는 미국을 시작으로 인도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진출한 전 세계 83개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한 최초의 드라마로 등록됐다.

영화 속 복장과 게임 따라 하기 등 오징어게임은 이제 열풍을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가 이처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에는 작품 자체가 뛰어난 것도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TV와 극장을 넘어 OTT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된 덕도 컸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산업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골프 산업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 수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다인 총 467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무려 503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밖 활동은 제한됐지만, 골프장은 대자연에서 가까운 사람끼리 마음을 놓고 운동할 수 있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연간 200만 명이 넘던 해외 원정 골퍼의 발이 묶이면서 이들이 대거 국내 골프장으로 몰린 것도 유례없는 호황의 또 다른 원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골프의 높은 인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해마다 골프 인구가 줄던 미국도 그렇다. 미국골프재단(NGF)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24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0만 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7년간 최대 증가다. 특히 골프를 그만뒀다가 다시 시작하거나, 새롭게 시작한 사람은 역대 최다인 620만 명에 달했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놀이와 스포츠는 같은 신체문화의 영역에 속해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1872∼1945)에 따르면 놀이는 노동과 더불어 인간 본능의 하나로, 실리적인 결과나 목적 대신 즐거움을 추구하는 자발적인 활동이다. 유희성, 비생산성, 규칙성, 경쟁성, 우연성 등이 특징이다. 스포츠는 놀이가 좀 더 발전된 형태로, 보다 조직화하고 역할과 규칙이 다양하게 분화된 인간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평균 1908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는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반면 노동생산성은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7달러로, 조사된 OECD 38개국 중 27위에 그쳤다. 하위징아의 통찰처럼 인간에게는 노동 본능 못지않게 놀고 싶은 유희 본능도 있다. “놀지 않고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란 영어 속담처럼 어쩌면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도 일만 하고 제대로 놀지 못한 탓은 아닐까.

40대 이상이라면 어릴 적 골목에서 친구들과 오징어게임은 물론 다방구, 숨바꼭질,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으로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밥 먹으라며 찾아온 엄마에게 ‘등짝 스파이크’ 세례를 맞았던 경험이 한 두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때는 왜 그렇게 모든 게 재미있고 행복하기만 했을까. 비록 달갑지 않은 코로나19가 가져다준 뜻밖의 선물이지만, 오징어게임이 되든 골프가 되든 아무쪼록 그동안 바삐 사느라 잊고 지냈던 어릴 적 노는 즐거움을 되찾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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