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대응 비판에 ‘해외 물량 확보’ 나선 정부… 뾰족수는 없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수급 안정화에 만전”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와 관련, 해외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中조치 6일 뒤에야 보고 받아
정부, 사태 심각성 인지 못해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요소수 대란과 관련,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해외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요소수 수급 문제 발생 초기 안일하게 대응하다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뒤에야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어서 당장 뾰족한 해결책을 바라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종전선언에 외교력을 집중하느라 초기 요소수 수급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급한 곳은 공공부문 여유분을 우선 활용하고 긴급 수급 조정 조치 등으로 수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수입 지체를 조기에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수입 대체처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국민께서는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마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물류 대란 등이 현실화하면서 여론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안일한 인식으로 일관하다 초기 파급효과 분석 등이 지연되면서 늦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수의 주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검사를 의무화하는 조치를 취한 이후 엿새가 지난 21일에서야 주중 공관으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일주일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서 중국의 조치에 대한 파급 효과 분석이 늦어지면서 청와대가 화물, 물류업계의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 초반 청와대는 요소 비료 문제가 벌어진 정도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호주에서 긴급 수입기로 한 요소수 2만7000ℓ를 실어 오기 위해 군 수송기를 10일 출발시킬 계획이다. 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당국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 1대를 10일 오후 5시쯤 김해공항에서 띄우기 위해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다. 계획대로 일정 진행 시 요소수 수입분은 11일 국내에 도착한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