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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M 인터뷰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12일(金)
“개인에 맞춤화된 호주 커피문화…‘스벅 공화국’ 한국에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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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서린 레이퍼(왼쪽) 주한 호주대사와 알렉산드라 씨들(오른쪽) 부대사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 카페 쇼’에 마련된 시음 공간에서 커피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레이퍼 대사는 주한 호주대사관 역사상 첫 여성 대사로, 대사와 부대사 모두 여성인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신창섭 기자
■ M 인터뷰 - 韓·濠 수교 60주년…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

코엑스 2021 서울 카페쇼 참여
호주선 커피한잔이 하나의 경험
“커피 주세요” 막연한 주문 대신
손님이 원두·우유 등 직접 선택

스타벅스도 호주 진출했다 철수
플랫화이트·롱블랙 등 濠 원조
에스프레소에 혁신얹어 만들어
최근 기후변화 대응 연구 활발

대사·부대사 모두 여성 ‘관심’
남편들 육아 도맡아하며 외조
“한국의 젠더갈등 당연한 과정
육아는 가족의 문제 인식 중요”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플랫 화이트’와 ‘롱 블랙’의 원조가 바로 호주랍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 카페 쇼’에서 만난 주한 호주 대사관의 캐서린 레이퍼 대사는 이같이 말하며 호주의 ‘커피 부심’을 드러냈다. ‘플랫 화이트’는 진한 에스프레소에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얹은 커피, ‘롱 블랙’은 뜨거운 물에 에스프레소 샷 두 잔을 더한 커피로 최근 한국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이 전환된 뒤 처음으로 대형 규모로 열린 이날 서울 카페 쇼에 몰린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은 건 호주의 마스코트인 귀여운 코알라 인형과 함께 풍미 깊게 퍼지는 커피 향. 주한 호주 대사관 부스에서 진행된 유명 바리스타들의 시연과 시음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호주’와 ‘커피’. 언뜻 들으면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호주의 ‘커피 자부심’은 스타벅스도 손을 들고 철수할 만큼 세다. 1605개의 매장이 성업 중으로 일명 ‘스타벅스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개인 맞춤’과 ‘편안함’을 특징으로 하는 호주의 커피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와 알렉산드라 씨들 부대사를 이날 서울 카페 쇼에서 만났다.

하루 한 잔의 커피는 꼭 마신다는 레이퍼 대사는 호주 커피 문화의 특징으로 “커피 마시는 걸 단순 행위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쌓는 일련의 활동으로 인식하는 것”을 꼽았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원두가 어디에서 왔고 바리스타가 언제 브루잉했으며 나에게 맞는 제조법은 무엇인지 등을 찾아가는 일련의 활동이 호주의 커피 문화라는 것. 이런 활동으로 호주의 커피는 개인에게 ‘맞춤화’된다고 한다. 씨들 부대사는 “아몬드 우유와 두유, 저지방 우유 등 다양한 우유를 선택할 수 있고 커피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며 “한국에서 종종 ‘커피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모습을 보는데 이런 모습은 호주에선 드물다”고 말했다. 동네 카페에서 평소 친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나에게 맞춤화된 커피 한 잔을 여유롭게 즐기는 게 호주의 커피 문화이다 보니 어느 지점에서든 같은 맛의 커피를 제공하는 스타벅스가 2008년 8년 만에 호주에서 전면 철수할 수밖에.

그러다 보니 바리스타의 사회적 지위도 상당히 높다. 씨들 부대사는 “한국에서 셰프와 소믈리에를 멋진 직업으로 생각하고 전문 직업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이 호주에선 바리스타가 이들과 동등하게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한국인들도 늘고 있는데, 이날 레이퍼 대사와 함께 브루잉 시연을 한 호주 브루어스컵 수상자 홍찬호 씨가 대표적. 레이퍼 대사는 “근면 성실한 한국인들이 호주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호주의 커피 문화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의 좋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커피는 호주 국민의 다양성도 반영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호주에 처음 커피를 소개한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로 건너온 이탈리아·그리스 출신 이민자들이었는데, 이들이 에스프레소를 소개했고 여기에 우유 등을 가미해 먹으면서 커피 문화가 크게 확산됐다. 뉴질랜드와 원조 논쟁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레이퍼 대사는 플랫 화이트와 롱 블랙에 대해 “이민자들이 ‘혁신’을 얹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호주 커피 업계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혁신 바람도 불고 있는데, 씨들 부대사는 “농축산업에서 ‘청정’과 ‘저탄소’를 중요하게 생각해 소를 사육하며 어떻게 하면 메탄 배출을 줄일 수 있을지가 항상 연구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주의 ‘혁신’은 주한 대사관에서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바로 대사관 1·2인자가 모두 여자라는 사실로, 주한 호주 대사가 여성인 것은 대사관 개설 60년 만에 처음이다. 게다가 대사와 부대사의 남편들은 부인을 위해 기꺼이 한국에서 ‘외조’를 하고 있다. 레이퍼 대사의 남편은 현재 ‘전업 아빠’ 상태이고, 씨들 부대사의 남편도 “이번에는 당신이 일할 차례”라면서 휴직한 뒤 한국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데도 레이퍼 대사는 “호주도 아직 양성평등 부분에서 많이 미흡하다. 중요한 것은 인식 저변에 깔려 있는 무의식적인 차별 요소를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도 젠더 갈등이 있는데 이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때 나오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레이퍼 대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한국·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 다양한 행사를 하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커피 외에도 한국에 소개할 호주 문화와 식품이 너무 많기 때문. 씨들 부대사도 “쿠키의 원료인 밀부터 아이들을 위한 유기농 주스, 우유, 과일까지 호주산 제품이 정말 많은데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호주의 커피뿐 아니라 많은 호주산 제품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레이퍼 대사는 호주의 대표적 수출품인 철광석과 석탄, 농산물 등이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 홍보했다. 레이퍼 대사는 “한국 자동차의 경우, 호주산 철강 제품을 사용해 자동차를 만들고 해외로 수출한다”면서 “이런 상호보완적인 구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60년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또 레이퍼 대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에 관한 양국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한·호주 정상회담에서 탄소 중립 기술 파트너십이 체결됐는데, 레이퍼 대사는 “청정 수소 공급망 체계나 탄소 포집·저장 기술 등 탄소 중립 관련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고 공유해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양국 목표도 함께 성취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세희·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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