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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16일(火)
다른 듯 닮은 샤갈·이응노… 대구서 만난 韓·佛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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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의 그림 ‘인생(La Vie)’을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있다. 왼쪽 벽면엔 이응노 화백이 군상(群像)을 표현한 그림 ‘무제’가 걸려 있고, 오른쪽 벽엔 호안 미로의 작품 ‘버드 우먼(Bird Woman)’이 보인다.

■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모던 라이프’

샤갈의 ‘인생’ 첫 유럽 밖 나들이
호안 미로·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佛 매그재단 소장 75점 등 144점
브라이스 마던과 박서보 작품 등
유사한 구도와 색채 비교도 재미

2층에선 ‘강요배 : 카네이션’ 展
16m 파노라마 ‘수풍교향’ 경탄


대구 = 글·사진 장재선 선임기자

최근 대구미술관에 두 번 갔다. 이 미술관의 10주년 기념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기자의 의무감으로 갔고, 두 번째는 관객으로서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였다. 마르크 샤갈의 ‘인생(La Vie)’과 강요배의 ‘수풍교향(水風交響)’, 두 회화 작품만 본다고 해도 몇 번 걸음을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샤갈의 ‘인생’은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삶의 다양한 모습을 환상적인 화풍으로 그린 대작(245×301㎝)이다. 프랑스 최초 사립 미술기관인 매그재단 설립자가 샤갈에게 특별히 주문해 1964년에 제작했다. 재단의 심장에 비유되는 작품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유럽을 벗어나 한국에 왔다. 샤갈의 대표작은 문화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승인을 거쳐 올 수 있었다고 한다.

강요배의 2021년 작 ‘설향자(雪香子)’.

‘인생’은 대구미술관의 10주년 전시 ‘모던 라이프’의 일곱 번째 주제관에 있다. 역시 세계 미술사의 거장인 호안 미로의 작품들(‘Bird Woman I·Ⅱ’)이 그 오른쪽 벽면에 자리했다. 그 왼쪽 벽면엔 프랑스에서 한국 화가로서 이름을 떨친 이응노의 ‘무제’가 걸려 있다. 인간 군상을 특유의 필치로 표현하며 삶을 성찰한 작품이 샤갈의 ‘인생’과 조응한다. 세계 걸작과 한국 명작이 한자리에서 대등하게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우리 관객이 보는 셈이다.

‘모던 라이프’ 전은 제목에서처럼 모더니즘을 주제로 한국과 유럽, 두 문화의 만남을 꾀했다. 대구미술관과 매그재단이 양 기관 소장품을 2년간 공동 연구해 작가 78명의 대표작 144점(대구미술관 69점, 매그재단 75점)을 선보인다.

자코메티의 ‘베니스의 여인 Ⅱ’.
남프랑스에 있는 매그재단은 알렉산더 콜더, 알베르토 자코메티, 페르낭 레제 등 거장의 작품 1만3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이 지난 2018년 경기도미술관 관장 시절에 프랑스 현대미술전을 했을 당시 방한했던 매그재단 손녀를 만난 것이 이번 전시 계기가 됐다. 최 관장은 “그 인연을 이어가 공동 전시 결실을 봤다”며 “코로나 기간이어서 작품 수송 등의 문제로 절망할 때도 있었으나 많은 분의 도움으로 넘어섰다”고 했다.

이번에 한국에 온 작품들을 시가로 따지면 9700억 원에 달한다. 샤갈의 ‘인생’만 3000여 억 원이라는 것이 전시 기획자인 마동은 팀장의 귀띔이다. 전체 작품 보험료만 4억 원이 넘는다. 마 팀장은 “유럽 미술 기관들이 아시아 미술관의 소장품에 대해 ‘같은 레벨이 아니다’라고 드러내놓고 말해 왔는데, 매그재단이 한국의 지역 미술관과 공동 전시를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전시의 첫 번째 섹션에서 자코메티의 조각 (‘베니스의 여인 Ⅲ’)이 최영림의 회화(‘무제’)와 함께 자리하며 인간성 상실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마지막 여덟 번째 섹션은 콜더의 모빌 작품이 이건용, 이우환 작품과 더불어 인간과 자연, 세계와 우주의 순환 관계를 보여준다.

전시 작품들을 보다가 “어, 비슷하네”라는 말을 자기도 모르게 내뱉게 된다. 해외 걸작과 한국 명작들의 구도, 색채가 유사한 사례를 꽤 많이 발견하기 때문이다. 앙리 미쇼-이응노, 브라이스 마던-박서보, 피에르 술라주-윤형근, 자크 모노리-최민화 작품 등. 이런 사례들은 예술이 대륙을 넘어 교류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 그렇게 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를 건설해냈다는 데에서 이들 거장 예술가의 고투를 헤아리게 한다. 내년 1월 9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10주년 전의 하나로 미술관 2층에서 진행되는 ‘강요배:카네이션-마음이 몸이 될 때’는 신작 19점을 선보인다. 제주에서 작업해 온 강요배가 작년에 대구미술관 주최의 이인성 미술상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16m짜리 파노라마 회화 ‘수풍교향’을 비롯해 바다의 바람과 파도를 담아낸 대형 작품들이 경탄을 자아낸다. 이인성 화백의 작품을 오마주한 ‘산곡에서’ ‘어느 가을날’은 작가가 오랫동안 주제로 삼아 온 역사의식을 담았다.

전시 제목은 육신을 준 부모에게 카네이션 꽃을 선물하듯 작가가 체화해 만든 작품이라는 뜻이다. 강요배의 작품 세계에 이런 것도 있구나, 할 정도로 화려한 색감의 꽃과 과일나무도 만날 수 있다. 음향이 있는 영상 작품과 자기 모습을 본뜬 자소상(自塑像) 제작이 그의 오랜 소망이었다는데, 이번에 그 두 가지를 다 내놨다. 내년 1월 9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대구미술관에 가게 되면, 아카이브 도서관이 있는 3층 뷰라운지에 올라가 보길 권한다. 통창으로 보이는 풍광이 또 하나의 작품으로 보인다. 문현주 홍보팀장은 “대구 외곽에 자리하고 있어 미술관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올해 관람객이 10만 명에 육박하고, ‘모던 라이프’ 개막 이후 3주간 1만4000여 명이 찾았다”며 “지하철과 연계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인 관람료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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