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다 신체노출’ 무죄…“고의 노출 증거 부족”

  • 뉴시스
  • 입력 2021-11-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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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던 중 신체 부위 노출 혐의
1심서 무죄 선고…“증거 부족하다”
검찰 항소했지만 2심도 같은 판단


자전거를 타던 중 옆을 지나가는 여성에게 성기를 노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김춘호)는 최근 공연음란죄로 기소된 A(4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 항소를 기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건물 앞에서 주요 부위를 노출한 채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피해 여성 B씨 앞에서 왼쪽 다리를 옆으로 벌리는 등 행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B씨 옆을 천천히 지나가면서 왼쪽 다리를 더욱 옆으로 벌린 채 왼손으로 바지를 만지는 장면, 다른 여성 옆을 지나가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점 등을 이유로 들면서 A씨 행동이 다소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신체 부위들을 꺼내 놓은 채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장면은 CCTV에서 확인되지 않는 점, A씨 신체 구조 특성상 특정 부위에 대한 B씨 묘사가 신빙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씨와 달리 다른 여성은 A씨를 보고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B씨가 A씨 자전거가 지나가는 순간 착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허벅지가 굵은 체형인 A씨가 ‘자전거를 타다 보면 바지에 허벅지가 쓸려 바지통을 위로 올려 입는다’고 주장한 내용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나 다른 여성 옆을 지나가면서 바지통을 끌어올리는 것 같은 행동을 한 것도 자전거를 타다가 바지통이 내려가 불편해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신체 부위가 일부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A씨가 바지를 매우 짧게 올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순간적으로 노출되었을 수도 있다”며 “A씨가 고의로 노출을 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전했다.

검찰은 CCTV 영상에 담긴 A씨 모습이 바지통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했다.

A씨가 B씨를 지나친 이후 통화 중인 다른 여성 옆을 지나가면서도 같은 행동을 했던 장면에 비춰봐도 A씨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점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B씨가 수사 단계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자료들을 재차 검토한 결과 A씨에 대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봐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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