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완치판정 받아도 계속된 ‘혐오’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1-11-19 09:46
기자 정보
최현미
최현미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폰트
공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질병, 낙인 | 김재형 지음 | 돌베개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늘어나는 확진자, 백신 패스가 낳고 있는 차별, 감염되는 순간 사회적으로 낙인찍혀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두려움…. 사회학자 김재형은 이 같은 지금 우리 상황을 100년 전에 벌어진 한센병 상황과 오버랩시킨다. 체내 세균의 유무로 병을 결정하고, 병원균 전파를 막기 위해 격리시설과 나병원을 세우고, 국제회의를 통해 한센병을 세계 공중보건 문제로 해결하려던 노력이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100년 전후를 연결하는 고리는 책 제목인 ‘질병, 낙인’. 한 사회가 ‘정상성’을 규정한 후 정상성에서 벗어나면 특정 질병과 환자를 밖으로 밀어내고, 그 과정에서 혐오와 차별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책은 조선 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센병 역사를 기록한다. 한센병 환자들은 ‘부재’하는 존재였다. 소록도에 수용되면서 한국사회의 공적 기억에서 사라졌고, 완치 판정을 받아도 ‘음성나환자’라는 이름으로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됐다. 국가의 정책은 한센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강제 격리 요구와 이를 위한 막대한 국가 재정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돌아보면 당시 과학·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에 대한 사회 집단적 공포의 발현이었다는 점에서 책은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한센병의 완치 과정을 담은 의학 발전사이자 치료의 역사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책은 말한다. 아직 먼 팬데믹의 시대 그리고 앞으로 예고 없이 찾아올 질병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면, 우리는 먼저 질병을 대하는 태도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480쪽, 2만 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