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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23일(火)
라게브리오·팍스로비드 모두 코로나 증상 발현 뒤 하루 두번 5일간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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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먹는 코로나 치료제

시공간 제약없이 간편하게 중증화 예방… 입원·사망 확률 50 ~ 89% 감소

구매·보관 쉽고 집에서 바로 복용
1호제품은 美머크사 ‘라게브리오’
英서 승인 획득해 내달부터 사용
화이자도 FDA에 긴급승인 신청

토종 제약사들도 개발 뛰어들어
신풍·대웅·종근당 임상 3상 중

韓, 내년2월부터 40만명분 도입
닷새분이 80여만원… 정부 부담

유럽 허가 렉키로나는 정맥주사
셀트리온, ‘흡입형’ 개발도 추진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약 2년 만인 내년 1월 도입될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현재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80%에 육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이제 국민의 눈은 치료제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치료제의 원리와 복용방법, 도입 일정 등에 대해 알아본다.


1. 왜 게임 체인저인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이유는 복용의 간편성과 신속성 때문이다. 미국 머크(MSD),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주요 코로나19 치료제는 신종플루 관리에 기여했던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집에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알약 형태다. 이에 따라 구매·보관이 용이하며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복용할 수 있다.

이처럼 경구용 치료제는 복용 과정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고 간편하게 중증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미 확진된 후 복용하는 치료제만으로 코로나19 위기가 극복되긴 어렵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의료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 1호는 무슨 제품

현재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임박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는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가 있다. 머크의 라게브리오는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을 획득해 12월부터 실제 영국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라게브리오에 대한 동반심사(Rolling Review)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 19일 “추가적 산소 공급이 필요 없고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성인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사용 승인 가능성을 높였다.

머크는 미 식품의약국(FDA)에도 라게브리오의 사용 승인을 신청해 FDA가 오는 30일 라게브리오 사용 승인을 검토하기 위한 공개회의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 16일 미 FDA에 팍스로비드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고 EMA는 팍스로비드에 대한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


3.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 작용원리

미국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라게브리오’는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복제되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없앤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리보핵산(RNA) 중합효소라는 것을 통해 바이러스 RNA를 복제한다. 라게브리오는 RNA 유사체로,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서 필요한 정상적인 RNA 대신 들어가 바이러스 기능을 잃도록 유도한다.

머크의 3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확진자들이 증상 발현 후 5일 내 복용했을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약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의 경구용 ‘팍스로비드’도 항바이러스제의 일종이다. 라게브리오처럼 바이러스 복제와 활성을 방해한다. 바이러스가 복제할 때 필요로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의 활성화를 막아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원리다.

화이자는 지난 5일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기저질환자들이 팍스로비드를 복용해 증상 발현 5일 내 입원·사망 확률이 약 85% 감소했고, 증상 발현 4일 내 투약할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까지 감소했다는 2·3상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4. 글로벌 제약업계 각축전 진행 중

머크와 화이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른 제약사들도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은 국내 일동제약과 치료제 공동개발에 착수했고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를 기존 정맥주사 방식에서 경구용으로 변환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경구용으로 변형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에 감염된 페럿(족제비)에 시험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스위스의 로슈는 아테아 파마슈티컬스와 먹는 치료제 ‘AT-527’ 공동 개발에 착수했지만 지난달 임상 2상에서 효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데 이어 지난 17일 공동 개발을 종료한다고 발표해 사실상 먹는 치료제 개발에서 철수했다.

세계 각국은 경구용 치료제 확보 전쟁에도 나섰다. 미국은 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을 구입했다고 밝혔고 라게브리오 310만 명분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라게브리오 160만 명분을 미리 구입했고 라게브리오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한 영국은 48만 명분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5. 복용방법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 모두 닷새간 복용해야 한다. 라게브리오의 경우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4알씩 닷새 동안 모두 40알을 복용해야 하며, 팍스로비드는 하루 두 차례 각각 3알씩 투여해 닷새간 총 30알을 복용한다. 임상시험 결과로 보면 팍스로비드의 효능이 더 좋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머크는 증상 발현 닷새 내 라게브리오를 투약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반면, 화이자는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약 700달러(약 83만 원)의 비싼 가격이 논란이 된 가운데 머크는 라게브리오의 복제약 제조를 허용해 105개 국가에 공급할 수 있도록 했고 화이자도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단체 ‘국제 의약 특허풀(MPP)’과 복제약 제조를 허용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전 세계 중·저소득 95개국에 공급하게 했다.


6. 국내 도입 시기 및 가격

해외에서 개발된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는 내년 2월부터 차례로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청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과정에서 중환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구용 치료제 40만4000명분 확보를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월 미국 머크와 20만 명분, 10월 미국 화이자와 7만 명분 구매약관을 각각 체결했다. 나머지 13만4000명분에 대한 구매도 머크·화이자 및 스위스 로슈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머크는 자사가 개발한 ‘라게브리오’를 닷새 치료분에 700달러로 미국 정부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도 고소득 국가에 대해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도 비슷한 가격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발도상국용으로 공급될 복제약 가격은 1명 치료분에 20달러(2만3500원) 안팎이 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질병청은 경구용 치료제 가격과 관련해 “국민이 자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7. 렉키로나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세 번째로 개발한 나라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의 EMA 사용허가 획득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렉키로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 당국으로부터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한 항체 치료제가 유럽에서 승인받은 첫 사례다.

다만 렉키로나가 정맥형 주사제라는 점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의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갈지는 두고 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올해 초 렉키로나가 허가됐지만, 다시 먹는 약을 확보하고 있다. 주사제는 상대적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많다는 평가가 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를 흡입형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앞선 효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8. 국내 먹는 치료제 개발은

많은 국내 제약업체도 먹는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신풍제약은 지난 8월 말라리아 치료제였던 ‘피라맥스’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제넨셀도 10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2·3상 임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종근당의 ‘나파모스타트’도 글로벌 임상 3상을 실시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 일동제약 ‘S-217622’ 등도 3상 또는 2·3상 단계에 와 있다.


9. 국내 안전성과 효과성 평가는 어디서

백신 허가 심사 절차와 마찬가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6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업체가 허가신청서 및 관련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면, 식약처 전문 연구관들이 심사 타당성 등을 예비심사하고, 이후 치료제 허가전담팀이 8개 분야별 전문 심사 후 타당성을 판단한다.

8개 분야는 △기준 및 시험방법 △안전성·효과성 △시험법 검증 △임상통계 △위해성관리계획 △제조·품질관리기준 평가 △임상시험관리기준 실태조사 △허가 등이다. 이후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친다. 이후 최종점검위원회에서 허가를 진행한 뒤 국가출하가 승인된다.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진행할 경우 허가 심사 기간을 기존 약 180일에서 40일 이내로 줄여서 진행한다.


10. 국산 치료제 개발 과제

국내 제약업체의 먹는 치료제가 언제 사용 승인을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가 8월 임상 3상 승인에 따라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근에야 임상 3상 실시기관을 확정했다. 종근당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브라질, 인도 등에서 임상 3상을 시작하는 단계다.

머크와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가 본격 공급되면 국내 업체가 후발 주자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통 1, 2위 업체들이 시장에 먼저 나오면 그 이후에 들어오는 회사들은 시장 지배력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신종플루 때도 타미플루가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일부 국내 업체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후발 주자의 단점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현·박세희·김병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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