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 도입·한국은행 독립’ 시민운동 주도…권력과 거리두고 강의 계속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필상 서울대 특임교수가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파워인터뷰 - 李교수는

이필상 서울대 특임교수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포항제철이 설립된 1968년 대학에 진학한 그는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취직은 금융회사로 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서 설립한 한국개발금융에 입사한 것이다. 이 교수는 “졸업하고 취업도 안 되고 해서 방황하다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취업은 그의 인생행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한국개발금융에서 이 교수는 대출 심사 등을 담당했지만, 곧 유학을 결심했다. 이 교수는 “회사에서 주류는 경제학이나 경영학 출신인데, 나는 비주류만 하다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학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금융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고, 1982년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교수가 된 이후 금융실명제 도입과 한국은행 독립을 위한 시민운동을 벌였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공부하다 보니 한국 사회가 너무 부정부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민운동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1990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주장했던 금융실명제가 김영삼 정부 시절 도입됐고, 한국은행 독립도 1997년 한은법 개정으로 빛을 보게 된다.

한때 진보 진영의 유명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권력의 러브콜도 받았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찬조연설을 부탁한 것이다. 이 교수는 거절했고, 계속 권력과 거리를 유지했다. 그는 “시민운동은 정치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에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활동과 교수로서 강의 활동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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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경기 화성시 △제물포고 △서울대 금속공학과 △미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박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고려대 경영대학원장 △고려대 총장 △고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