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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24일(水)
‘윤석열·김종인 갈등’ 이면엔 金의 ‘박근혜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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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 엘리베이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1.11.24
尹, 김병준·김한길 영입에 ‘김종인 견제용’ 의구심
이준석, 9년 전 김종인·박근혜 회동 ‘트라우마’ 언급
“김종인, 후보가 측근 내세워 압박하는 것 싫어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면에는 김 전 위원장의 ‘박근혜 트라우마’가 있다는 지적이다. 순항하는 듯했던 선대위 출범이 난기류를 만난 것도 김 전 위원장의 특정 인사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 차원의 감정 때문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통한 견제 속에 팽을 당한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 후보도 박 전 대통령과 똑같이 권력 분산을 통한 상호 견제 용병술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의 갈등은 특정 인사에 대한 입장차가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선대위 운영 방식이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 뿐만 아니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원회를 총괄하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대변되는 ‘3김(金)체제’를 구축해 상호 견제와 경쟁을 유도하려 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해 사실상 선대위 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권을 용인받았던 방식이다.

윤 후보는 표면상으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두는 원톱 체제를 지향하지만, 김병준·김한길 두 사람이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는 보완재가 아닌 자신의 역할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을 견제를 담당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않다. ‘2金(김병준·김한길)’이 김 전 위원장의 원톱 자리를 견제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대체제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도 견제와 경쟁을 유도하던 ‘박근혜식 인사 트라우마’를 의식, 고뇌 끝에 선대위 불참으로 급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대선 후보의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직함을 달고 경제참모로 활동했지만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분 처리 여부를 놓고 박 후보와 갈등을 겪었다.

김 전 위원장은 박 후보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을 받고 마지막 독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약속 장소에 갔으나, 박 후보는 9명의 측근을 대동한 채로 나타났다. 내심 당황한 김 전 위원장은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박 후보에게 건의했으나, 사실상 10대1 구도의 일방적인 싸움에서 소수의 의견을 관철시키기에는 무력했다. 그 후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 참석을 통보받고도 불참하는 등 한동안 냉각기를 가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종인 전 위원장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무 감정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임선대위원장을 따로 둔다는 것은 본인을 견제한다는 의도를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본인이 선대위나 2012년 대선에 참여하는 등 후보가 후보측근을 중심으로 본인에게 숫자로써 압박을 가해오는 상황을 매우 싫어하는 것 같다”는 게 10여년 전부터 김 전 위원장을 지켜본 이 대표의 생각이다. 당시 박 후보의 측근 9명 중에는 현재 윤 후보의 선대위에 참여하는 유력 인사도 일부 포함돼있다.

이 대표는 “며칠 전 본인의 만화 자서전에도 보면 제가 농담 삼아 챕터18에 김 위원장이 하고픈 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며 “내용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 당시 김종인 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독대 당시에는 합의해놓고, 나중에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 자기 뜻을 꺾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것이다. 선대위가 커지는 것이 일이 많아서 커지는 게 아니라 본인의 뜻을 꺾기 위해 커진다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부분이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이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받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해왔던 ‘확신이 안 서면 함께 하기가 어렵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본인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수용해야만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지만 경제민주화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의감이 트라우마처럼 자리잡고 있어 윤 후보의 선대위 제안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의 경우 예전에 비례대표도 던지고 나가는 분이기 때문에 직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김 위원장이 선거 이기면 총리 달라고 한 적이 없다. 때문에 자기가 일하고 싶은 환경으로 일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김 전 위원장이 당 내 견제를 받았던 트라우마를 이른바 ‘尹-金 갈등’의 근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4일 CBS라디오에 “내가 야구감독으로서 지금 우리 위기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하겠다라는 작전을 낼 수 있는 전권을 달라인 건데, 아니 ‘수석코치·투수코치하고 자주 의논해서 하세요’ 라고 말했을 때 ‘의논은 의논이고 결정은 나다’라고 하는 것하고, ‘그래도 협의를 잘 하셔야지’ 하는 거하고 약간 느낌이 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종인계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MBC라디오에 “제가 느끼기엔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 선대위라는 것이 원톱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이 있는데, 김종인 위원장과 체급이나 비중이나 역할이나 아니면 정치적 상징성에 차이가 있는데 굳이 상임선대위원장을 (임명)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그런 식의 선대위 구성과 조직의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TBS라디오에서 김종인-김병준 두 사람 관계를 “(견제구조가 아닌)보완구조”라면서도 ‘김한길 위원장은 그렇다 쳐도 김병준 위원장은 좀 겹치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했다. 대신 김 최고위원은 “저는 단순히 어떤 내부 구조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김종인 위원장께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그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어떤 뜻을 펼치는데 장애가 된다라고 생각할 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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