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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25일(木)
냉전시대 ‘보복적 불참’ 반복… 베이징서 ‘도미노 보이콧’ 재연은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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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2월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다음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중국 베이징의 천지닝 시장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부터 오륜기를 건네받고 있다. AP 뉴시스

■ 글로벌 포커스

- 美 ‘외교적 보이콧’ 거론 통해 본 ‘올림픽의 정치학’

소련의 헝가리 무력진압 반발
1956년 멜버른서 최초 보이콧

1980년대 美-蘇 냉전시대
美 등 66國 모스크바 불참하자
공산 18國, 84년 LA 보복불참

美, 42년만에 보이콧 가능성
바이든, 최종 불참 결정 땐
韓 등 동맹국도 ‘선택의 기로’
‘新냉전구도’ 재확인할지 주목


지난 8∼11일 19기 6중전회(중국 공산당 제19차 당 대회의 6번째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반열을 넘어서는, 현존 권력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며 ‘종신 집권’에의 야망을 드러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성숙한 강대국으로 진입하는 통과의례”(가디언)로 여겨졌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 근원지로서의 오명을 벗고 앞서 올해 도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이 하지 못했던, 베이징(北京)을 ‘인류의 코로나19 극복’을 선언하는 장으로 만드는 일을 성사시킬 절호의 기회기도 하다. 마침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하계(2008년)·동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하는 기록도 썼다.

하지만 결정적 복병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중국의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帥·35)가 SNS를 통해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에 대한 ‘미투(Me Too)’ 의혹을 제기한 뒤 행방이 묘연해진 시점에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적 보이콧’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곧이어 미국과 동맹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정부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중국 정부는 이번 논란이 “외교 문제가 아니다”며 정치화를 하지 말라고 맞섰지만, 사실 올림픽은 역사적으로 국제정치적 사건과 맞물려 ‘유용하게’ 정치화된 도구이기도 하다.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에 “정치적, 법적, 종교적,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는 올림픽 헌장의 문구가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냉전 대결의 장…1980년대 초 집단·보복 보이콧 반복 = 1979년 12월 27일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듬해, 미국은 공산권 국가 최초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하계올림픽에 불참을 선언했다. ‘인권 외교’를 표방했던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선수단에 여권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강공책을 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서독, 캐나다 등 65개국이 미국의 결정에 줄줄이 동참하면서 1980 모스크바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체 회원국 147곳 중 80곳만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공교롭게도 그다음 하계올림픽이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면서 1984 올림픽은 또 한 번 미·소 대결의 전선이 됐다. 소련을 필두로 동독, 북한 등 공산권 국가 18곳이 무더기로 불참한 것이다. 오늘날 관점에선 역설적이게도 LA 대회는 중국이 역대 처음으로 참여한 하계올림픽이기도 했다. 올림픽 참가 여부를 둘러싼 열강들의 이념 대립은 4년 후 서울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 소련 등이 참가하면서 해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남북 공동 개최가 무산된 것을 이유로 북한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여기에 쿠바, 에티오피아, 니카라과 등이 동참하며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쿠바 대통령이었던 피델 카스트로는 “서울은 미국이 점령한 관타나모 해군기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1988 서울올림픽은 역대 최다 참가국(159개국)에서 최다 인원(약 8000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기록을 썼다.

125년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정치적 보이콧은 1956 호주 멜버른 하계올림픽에서 있었다. 대회 직전 소련이 헝가리에서 일어난 반공산 시민 봉기를 무력으로 진압하자 네덜란드·스페인·스위스 등이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은 대만이 독립 국가로서 올림픽 참가 자격을 얻은 데 반발해 불참했고, 이집트·이라크·레바논도 ‘수에즈 운하 위기’를 이유로 출전을 거부했다. 1964 일본 도쿄올림픽 때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대안적 형태의 올림픽으로 1963년 자카르타에서 신흥국경기대회(가네포·GANEFO)를 열자, IOC가 가네포 참가자들의 출전을 금지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중국·북한·인도네시아가 보이콧으로 맞받았다. 또 이 해는 IOC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를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출전을 금지하기 시작한 때다. 올림픽 출전이 허용된 뉴질랜드가 국제사회의 흐름을 무시한 채 남아공과 친선 럭비 경기를 강행하자 1976 캐나다 몬트리올 하계올림픽에 28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거 불참했다.

◇몸집 키운 中 보복 두려운 나라들…집단 보이콧 재현 가능성 ‘불확실’= 냉전 시대 올림픽 무대에서 소련과 대립각을 세웠던 미국이 32년 만에 역대 두 번째 보이콧을 통해 중국과의 신(新)냉전 구도를 재확인할지 주목된다. 정부 대표단은 파견하지 않되 선수단은 보내는 ‘외교적’ 형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강도가 약하게 보일 소지도 있다. 그러나 다음 달 민주주의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등 대중 견제를 기치로 한 서방국들의 굵직한 다자회의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정상 외교가 중국에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다만 냉전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을 거듭해 온 중국이 다수의 서방국과 교역 관계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과 같은 ‘도미노 보이콧’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체제하에서 중국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독일이 대표적인 ‘부동표’ 국가로 거론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차기 정부로 넘겼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먹거리가 사라진 영국에도 ‘첵시트’(Chexit·China와 Exit의 합성어)는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적 보이콧의 성공 여부는 어떤 나라들이 동참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소 규모 국가 대다수는 중국의 보복을 우려할 것으로 봤다. 가디언도 “일관성 없는 대응은 서방 세계의 결단력 부족을 강조할 뿐”이라며 보이콧 선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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