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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논단 게재 일자 : 2021년 11월 26일(金)
바다 죽이는 플라스틱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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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어릴 때부터 대왕고래를 동경하던 소년은 성인이 돼 대왕고래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그가 맞닥뜨린 것은,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바다와 ‘플라스틱 감옥’에 갇힌 해양생물들, 그리고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로 고통받는 연안 주민들이었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는 우리가 마주하기 불편한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단호하다. 우리의 삶을 파괴하기 시작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그리고 ‘우리 모두’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발간된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는 2017년까지 92억 t의 플라스틱을 생산했다. 이 중 29억 t은 지금도 사용 중이고, 10억 t은 소각됐으며, 53억 t은 바다를 포함해 지구 어딘가에 버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약 1000만 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수거됐다. 매년 6만7000t가량이 바다로 흘러가 해양사고를 일으키고, 수산생물이 폐그물 등에 걸려 죽는 ‘유령어업’의 원인이 된다. 더 큰 문제는,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이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해양생물들이 이를 먹이로 잘못 알고 먹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사실이다.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이 인류의 재앙이 되기 전에 해양폐기물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구속력 있는 협약 제정을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우리 정부는 한발 앞서 2019년 5월 △발생 원인별 관리 강화 △수거·운반체계 개선 △원활한 처리환경 조성을 내용으로 하는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세웠다. 지난 5월에는 ‘제1차 해양폐기물관리 기본계획’을 마련,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을 60% 줄이고 2050년까지 제로(0)화하기로 발표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기원과 이로 인한 피해는 육상과 해상을 구분하지 않는다. 해양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계 부처와 기관들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나아가 모든 국민이 동참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해양폐기물 문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 요구가 커짐에 따라 해양수산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9개 부처와 3개 공공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해양폐기물관리위원회가 출범해 오는 12월 첫 여정을 시작한다. 위원회는 부처 간 경계를 허물고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 물려준다는 목표 아래, 전 국민이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재활용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외적으로도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수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과 공동으로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을 대상으로 해양 쓰레기 처리를 위한 역량 강화 사업과 청항선 건조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9월, 부산에서 제7차 국제해양폐기물 콘퍼런스가 열린다. 해양폐기물과 관련한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인 만큼, 그간 우리 정부의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우수한 처리 체계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큐멘터리에서 소년의 꿈은 플라스틱 쓰레기 섬 천지인 바다에서 끝이 난다. 하지만 우리의 실천과 노력이 더해진다면 우리는 더 푸르고 깨끗한 바다와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바다에서 소년은 대왕고래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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