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맥은 기본… 박지성·추신수·차유람 스포츠 스타에 배용준·이승기·노홍철 등 연예인까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Leadership 클래스 - 정 부회장은 ‘마당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마당발’이다.

정치, 경제, 스포츠, 대중문화 등으로 인맥을 분류할 수 있을 만큼 화려하다. 이는 정 부회장 특유의 사교성과 의리, 유머 감각 등이 한데 얽힌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자타가 공인하는 일품 중식 전문가인 정 부회장의 인맥을 살펴보는 데 있어선 ‘요리’와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경제 분야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선정 대한제분 대표 등이 대표적 인맥으로 꼽힌다. 특히 만 61세인 정태영 부회장과는 ‘절친’이다. 취미와 특기가 요리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종종 만나 함께 요리하는 사이다. 한번은 정태영 부회장이 본인 레시피로 만든 된장 라면을 정용진 부회장에게 맛보게 했는데 이를 계기로 이마트와 현대카드는 공동 개발한 ‘‘정’든 된장라면’을 실제 상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이해욱 회장은 정 부회장과 1968년생 동갑내기이지만 정 부회장은 경복고 1년 선배인 이 회장을 깍듯하게 예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은 이해진 GIO, 김범수 의장, 김택진 대표 등과 동갑내기 친구처럼 지낸다. 올해 초 정 부회장은 이해진 GIO를 만나가 위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대동하고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방문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혀 눈길을 끌었다. 쿠팡이라는 공동의 적을 둔 두 사람은 이날 대화를 바탕으로 사실상의 동맹을 맺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이마트는 네이버와 함께 전국의 유명 식당의 상품을 브랜드화한 ‘인생맛집’의 첫 상품을 출시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들을 서울 청담동의 개인 쿠킹 스튜디오인 ‘용지니어스(YONGENIUS) 키친’에 초대해 직접 조리한 특급 호텔 수준의 요리를 대접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정 부회장은 ‘정우회(정용진과 친구들)’라는 사모임에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60년대 중·후반 출생한 기업인 및 언론인 등이 중심이 돼 만든 정우회는 이 쿠킹 스튜디오에서 모여 정 부회장이 갈고 닦은 요리를 맛보면서 친분을 다진다고 한다.

미국 메이저리거 박찬호, 영국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프로골퍼 안성현, ‘당구 얼짱’ 차유람,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선수인 추신수·박종훈·문승원 등은 이 스튜디오에 초대됐던 주요 스포츠 스타들이다. 박종훈 선수는 지난 10월 정 부회장의 탕수육 요리를 맛본 뒤 “31년 동안 먹은 탕수육은 다 가짜였어”라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차유람 선수와의 인연도 흥미롭다. 정 부회장은 차 선수의 남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지성 작가로부터 독서법을 지도받은 인연으로 부부를 이 스튜디오에 초대하면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연예인 중에선 배우 배용준·이진욱, 방송인 이승기·노홍철, DJ 소다 등이 쿠킹 스튜디오를 다녀갔거나 정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손님들이다. 노홍철 씨는 최근 정 부회장의 음식을 먹고 나서 “혀가 놀이동산 다녀온 날”이라며 “엄마가 해준 밥보다 맛있어”라고 찬사를 보냈다.

방송인이자 사업가인 백종원 씨,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 정준호 씨 등도 정 부회장과 요리와 음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해진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 백 씨는 한 TV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격이 폭락하고 상품성도 떨어지는 30t 규모의 못난이 감자를 팔기 위해 정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부회장은 흔쾌히 “제가 힘써 보겠다. 안 팔리면 제가 다 먹겠다”고 답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날 백 씨가 정 부회장에 대해 “족발 삶는 거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소개하자 정 부회장은 “족발 삶기 좋은 날씨다”라고 거들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