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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음상담소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1일(水)
Q : 끔찍한 생각과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데 사이코패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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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끔찍한 생각과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데 사이코패스일까요? 바쁘지 않은 순간에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제가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됩니다. 내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나 부끄러운 마음에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예를 들어 횡단보도 앞에서 다른 사람을 제가 도로로 밀어버리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최근에 신문에서 십수 년 전의 끔찍한 범죄를 언급한 기사를 보고 나서는 ‘내가 그렇게 살인자가 돼서 다른 가족의 삶을 파괴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 떠올라서 괴롭습니다.

▲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 솔루션
A : 억지로 생각을 누르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세요


이런 유형은 강박증의 증상이며 생각이 잠시 드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자신이 사이코패스인지 걱정이 된다면서 검사를 받고 싶다는 분이 많은데요. 사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명으로는 ‘반사회성 인격장애’가 더 정확하겠지만, 어쨌든 정말로 사이코패스인 사람들은 본인이 사이코패스인지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강박장애라고 하면 오염에 대한 걱정으로 손을 반복적으로 씻거나, 좌우 대칭에 집착하는 경우를 흔히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다음으로 흔한 증상이 바로 침투사고(intrusive thought)입니다. 원하지 않는 끔찍한 생각이 떠오르게 되는데, 주로 내가 폭력이나 성범죄 등의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나 근친상간 등 불경스러운 상상, 신성모독에 대한 생각 등이 흔합니다.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밀려온다니 굉장히 괴롭겠지만, 사실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머리에 침투하는 경우와 실제로 모두에게 비난받을 일을 저지르는 경우는 천지 차이입니다.

생각한다고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므로, 설령 그런 잔인한 생각이 찾아오더라도 억지로 누르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하지 않으려는 시도 때문에 그런 침투사고가 더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을 내버려 둔다는 것은 명상의 핵심인데, 스스로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되 비난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의 내용이 아무래도 좀 받아들이기 힘들다 보니 씻어내려고 애를 쓰는 점은 이해합니다. 평소 착하고 바르게 살던 내가 용납하기 어려운 생각이지요. 하지만 잠시 찾아온 생각이니 또 사라질 텐데, 큰일 났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나, 나는 나쁜 사람이다, 이런 자기 비난을 하게 되면 그 생각이 더 달라붙습니다. 침투사고는 짙은 코트에 묻은 티끌과 같아서 남들은 알아챌 수 없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데, 나 혼자서 떼어 내려고 애를 쓰다가 오히려 더 거슬리고 일상을 방해하는 존재가 됩니다.

떨치기 어려운 생각을 그냥 내버려두면 어느새 일상의 다른 것에 집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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