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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 남자의 클래식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2일(木)
괴테의 詩로 가곡 작곡… 1888년부터 2년간 160여곡 만들며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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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이 남자의 클래식
- 오스트리아 작곡가 후고 볼프

신동이라 불릴만큼 재능 보유
괴팍한 성격 탓 곳곳에서 충돌
레슨·지휘자·평론가로 떠돌아

스페인·伊가곡집 등 남겼지만
정신착란으로 병원서 삶 마감


음악사에 있어서 ‘천재’라고 하면 베토벤의 직설적이고 괴팍한 성격, 모차르트의 경제적 궁핍, 슈베르트의 외로움과 슈만의 정신착란 그리고 요절 같은 이미지를 흔히 떠올린다. 그중에서도 세상의 모든 불행을 안고 살아야 했던 작곡가가 있다. 바로 후기 낭만주의 예술가곡(Kunstlied)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후고 볼프(1860~1903)다. 그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처참한 인간”이라고 토로할 만큼 불행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슈베르트로부터 시작해 슈만으로, 또 브람스로 이어진 예술가곡의 장르를 계승·발전·완성시킨 인물이다.

볼프는 오스트리아제국 빈디시그라츠(지금의 슬로베니아 그라데츠)에서 피혁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음악 애호가였기에 볼프는 4세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울 수 있었다. 그의 재능은 신동이라 불릴 만큼 눈에 띄었다.

15세가 되던 해,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빈 국립음악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음악원 생활은 원만하지 못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쉽게 분노하는 성격이 문제였다. 그는 학우들과의 관계도 원만치 못했는데 그의 스승에게조차도 공개적으로 가혹한 비난을 가한 것이 문제가 돼 결국 음악원에서 쫓겨나게 됐다. 퇴학 후 잠시 고향에 머물렀으나 다시 빈으로 돌아가 레슨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음악 독학을 이어나갔다.

21세가 되던 1881년, 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립가극장의 합창단 부지휘자에 임명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성격이 문제였다. 직설적이고 괴팍한 성격 탓에 늘 시비에 휘말렸고, 한군데 소속돼 있다는 강압감이 그를 옥죄어 왔다. 커리어를 쌓아 나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리였지만 그는 결국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게 된다. 1883년, 그는 음악 평론지 ‘빈 잘롱블라트’의 음악 평론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약 3년간 매주 평론을 기고했는데 당시 주류 음악가이던 브람스라든가 빈 필하모니에 대한 깊은 통찰과 날 선 비판으로 이슈를 몰아가며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같은 해 클라이스트의 비극을 바탕으로 한 교향시 ‘펜테실레이아’를 완성하며 본격적인 작곡활동을 시작하지만, 본디 그의 본령은 가곡에 있었다. 1888년부터 괴테와 뫼리케 등의 시에 곡을 붙여 가곡 작곡에 몰두하게 되는데 이 시기를 그의 황금기라 여긴다. 한적한 친구들의 저택이나 별장에 은거할 때면 하루에 두세 곡 이상씩을 작곡해 2년간 약 160개의 가곡 작품을 완성했다. 그리고 이어서 1891년에는 스페인 가곡집을 완성했고 1892년에는 이탈리아 가곡집 1부를, 1896년에는 이탈리아 가곡집 2부를 출판했다.

하지만 1897년, 그는 단 하나의 음표도 그려나갈 수 없었다. 매독으로 인한 정신착란 증세가 악화됐고, 불완전마비 증세까지 보여 빈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5년간 투병했으나 회복되지 못한 채 1903년 끝내 정신병동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짧은 생을 살다 간 볼프는 ‘뫼리케 가곡집’ ‘아이헨도르프 가곡집’ ‘괴테 가곡집’ 등 약 245개의 가곡을 남겼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은둔

뫼리케 시에 의한 ‘뫼리케 가곡집’에 수록돼 있으며, 볼프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뫼리케 가곡집은 그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던 시절, 매일같이 두세 곡의 작품을 단숨에 써내려가던 때 작곡된 작품으로, 총 53곡이 수록됐다. 그중 제12곡인 은둔은 풍부한 화성과 선율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반음계의 사용으로 인한 애잔함과 처연함이 감동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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