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롤러에 깔려 근로자 3명 사망…“기어 잘못 건드려”

안양=박성훈 기자

경기 안양시의 한 도로포장 공사장에서 땅을 다지는 작업에 쓰이는 중장비인 롤러에 근로자 3명이 깔려 숨졌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0분쯤 안양시 안양동의 한 인근 도로에서 전기통신관로 매설 작업에 투입된 A(62) 씨 등 60대 남성 근로자 3명이 롤러에 깔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사고는 전기통신관로 매설을 마친 뒤 파낸 흙을 다시 덮고 아스콘 포장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롤러 운전자 B(62) 씨가 아스콘 포장을 위해 롤러를 가동하던 중 안전용 고깔(라바콘)이 바퀴에 끼었다. B 씨가 이를 빼내기 위해 롤러를 멈추고 내리려는 과정에서 갑자기 롤러가 작동하면서 앞에 있던 근로자들을 덮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 씨 등은 롤러 앞에서 아스콘을 정리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라바콘을 빼기 위해 기어를 정지에 놓고 내리려는데 옷이 기어봉에 걸렸고 그러면서 기어가 주행에 놓여 롤러가 갑자기 앞으로 나갔고 나는 중심을 잃고 롤러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