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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이코노미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6일(月)
전세계 ‘기후 대응’ 물결에… 에너지 기업들 자산가치 급락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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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글로벌 이코노미

GM, 차세대 경유 픽업트럭 생산
10억달러 투자계획 발표했지만
1년만에 전기차 전면 전환 선언

에너지 3조·부동산 7조 달러 등
향후 30년내 기업 보유 자산 중
약 11조8000억달러 급감 예상

美석탄발전소 數 10년새 반토막
글로벌 석유 기업들도 자산 매각

해수면 상승 등 기후 직접피해
기업 부동산 가치도 급락 우려


▲  캐나다 에너지 기업 엔브리지 소속 노동자가 자사 송유관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모습. 각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에 따라 송유관과 같은 기존 에너지 기업의 인프라 시설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P
지난 2019년 말 글로벌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미주리주 웬츠빌 공장에서 차세대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니언’을 생산하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1900억 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1년 후 상황은 뒤바뀌었다. 지난해 GM은 오는 2035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기후변화 대응책 차원이었다. 당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웬츠빌에 들어간 새로운 기계 중 상당수가 쓰레기로 전락해 GM이 수십억 달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자동차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차를 생산 못 한다면 GM 공장에 투자한 설비는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와 기후변화 정책으로 상각되는 기업 자산 11조8000억 달러 = 기후변화 대응정책으로 인한 비용은 GM만의 문제는 아니다. WSJ에 따르면 세계 경제가 기후변화의 물결에 직면한 가운데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의 부담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기후변화로 일부 부동산이 물리적 타격을 입어 가치를 잃는 측면과 △기후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 입을 타격이 그것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저탄소 기조와 거리가 먼 에너지 기업 등에 타격이 집중될 전망이다.

실제 WSJ가 인용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자료를 보면 기후변화와 이를 제한하기 위한 규정 탓에 오는 2050년까지 2019년 각국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최소 약 11조8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가치를 잃을 것으로 파악된다. 세부적으로는 에너지 분야에서 3조2900억 달러, 부동산 분야에서 7조4700억 달러의 자산이 가치를 잃을 것이란 전망이다. WSJ는 “손실은 기후위기로 폐쇄되거나 좌초된 자산으로 인해 발생한다”면서 “사용 연한이 끝나기 전에 문을 닫는 석탄 화력발전소부터 반복되는 홍수로 피해를 본 건물까지 다양하다”고 보도했다.

사실 이는 기업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인도와 중국 등 일부 국가는 자국의 기업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저탄소를 향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인도와 중국은 200개국이 참가한 ‘글래스고 기후협약’의 합의문 속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phase out)’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텼다. 결국 ‘단계적 폐지’ 문구는 ‘단계적 감축(phase down)’으로 완화됐다.

◇발전 중지하고, 자산 매각하는 에너지 기업들 = 우선 온실가스 생산과 연결된 사업체들의 자산 가치가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대기업 자산 가치의 상당 부분은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기대수익이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는 2010년 580개에서 지난해 284개로 줄었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2030년까지 약 640억 달러 규모의 석탄 발전소와 천연가스 발전소가 가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석유 기업들도 저탄소 기조에 맞춰 석유 및 셰일가스 자산을 서둘러 매각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텍사스주 바넷에 있는 2700개의 유정을 포함한 셰일가스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자산 가치는 4억∼5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로열더치셸 등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매각을 위해 내놓은 자산 가치는 약 1400억 달러에 달한다. 기업들이 거대 투자자, 규제 당국, 환경론자들로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은 결과물이다.

컨설팅 회사 BSR의 애런 크래머 CEO는 “모든 기업의 CEO와 이사회는 사실 너무 빠른 속도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WSJ는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회의에서 거의 200개국이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기로 합의했고 과학자들은 그 결과가 기온 상승으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아낼 것이라고 환영했다”면서 “그러나 기업에 있어 이러한 변화는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막대한 부동산 손실 =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피해로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 가치의 하락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WSJ는 미국 해안가에 위치한 주택 및 상업지구 매물 가치의 경우 자연재해를 우려하는 심리가 작용해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7년 허리케인 하비가 상륙했을 때 휴렛팩커드(HP)는 계열사 일부를 휴스턴에서 위스콘신으로 옮기기도 했다. HP는 “새로운 위치가 급격한 물리적 기후 관련 위험에 덜 취약하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은 아니었지만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챔플레인 타워사우스아파트 붕괴 사고도 기후변화로 인한 부동산 가치 하락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해당 아파트가 붕괴한 이유로 해수면 상승을 꼽는다. 40년 전 바다와 곧바로 마주치는 간척지에 세워진 해당 아파트의 건물 밑바닥은 모래와 침전물로 돼 있는데, 해수면이 오르면서 침전물이 빠져나갔고 이로 인해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WSJ는 “기후변화로 인한 부동산 피해는 부동산 소유자는 물론 건물의 잠재적 가치에 영향을 미쳐 보험사 및 대출 기관에도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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