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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6일(月)
코로나 때문에 극장 안간다(×) 볼만한 영화 없어서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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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드코로나 효과 못본 극장가

이터널스 등 170편 개봉했지만
11월 관객 동원 651만명 그쳐
개봉 편수 적었던 8월에 못 미쳐

관람료 올라 주말엔 14000원
OTT 한달 구독료보다 비싸
돈 내고 볼 콘텐츠 만들어야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지 한 달,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극장가 역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 한 달의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그리 신통치 않다. 여전히 유명 배우와 감독이 참여한 대작들이 눈치를 살피며 개봉을 미루고 있고, 그사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ver The Top·OT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덩치를 키우며 관객들의 시청 패턴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여파를 떠나, 이대로라면 극장 산업 자체가 고사할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위 사진부터) 영화 ‘이터널스’ ‘유체이탈자’ ‘연애 빠진 로맨스’.

◇11월 극장가, 위드 코로나 효과 미미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극장가에서는 ‘백신패스관’을 도입해 극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고 연인들이 나란히 앉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11월에는 배우 마동석이 참여한 마블 블록버스터 ‘이터널스’를 비롯해 한국 영화 ‘유체이탈자’·‘장르만 로맨스’·‘연애 빠진 로맨스’·‘강릉’ 등이 줄줄이 개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1월에 극장을 찾은 총 관객은 약 651만 명. 전월(519만 명)에 비해 25%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단계가 높던 7월(697만 명), 8월(791만 명)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11월의 개봉 편수는 170편으로 7월(154편), 8월(120편)보다 많았지만 실속은 없었다.

이는 작품 편수가 아닌 퀄리티가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하는 핵심 요소라는 방증이다. 올해 연간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모가디슈’·‘블랙 위도우’·‘싱크홀’·‘인질’ 등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모두 7∼8월에 개봉돼 관객몰이를 주도했다. ‘볼 만한 영화는 본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미 촬영을 마친 대작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개봉을 미루고 있다. 올해 연말에도 눈에 띄는 한국 영화는 ‘킹메이커’ 한 편뿐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지난여름,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4단계가 진행 중이었지만 관객은 극장을 찾았다”면서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상황 속에서 ‘감염이 무서워 극장에 안 간다’는 건 성급한 일반화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11월에도 관객이 극장을 외면한 것은 ‘볼 만한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 극장의 진짜 적은 달라진 시청 패턴

요즘 “더 이상 극장의 적은 코로나19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영화 관계자들이 늘고 있다. 극장이 신작 개봉을 꺼리는 사이 OTT 플랫폼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 속에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시청 패턴이 일반화됐고, 관객들도 굳이 극장에 가는 수고를 하지 않게 됐다.

영화가 더 이상 ‘서민의 문화생활’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과거 영화 관람료가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비해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2000년 이후 영화 관람료 누적 인상률은 100%가 넘는다. 게다가 주요 멀티플렉스가 지난 6월 또 한 차례 관람료를 올리며 주말 티켓 1장 가격은 1만4000원이 됐다. “극장 생존과 한국영화산업 정상화”를 이유로 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인지라 이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요즘 극장 물가 기준으로, 연인이 영화 한 편을 보고, 식사 한 끼 하려면 최소 5만 원이 필요하다. 반면 신작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골라볼 수 있는 OTT 구독료는 한 달 기준 1만 원 남짓이다. 여기에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면 데이트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지갑이 가벼워진 데다가, 실용적인 시청 패턴에 익숙해지고 있는 세대들에게 극장은 점차 먼 존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 평론가는 “변종인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위드 코로나 한 달 만에 다시금 극장이 위기를 맞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데, 그런 인식이야말로 진짜 위기”라면서 “관객이 극장까지 와서 돈 주고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대작들을 더 이상 묵히면 안 된다. 월 구독료만 내면 ‘오징어게임’이나 ‘지옥’과 같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굳이 웃돈을 주고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을 보러 극장에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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