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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미숙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6일(月)
文 대북 정책 ‘파산 선고’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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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문 - 트럼프 시대 위기 넘은 동맹
팬데믹 후 中퇴조, 美 주도 기류
친중 → 탈중 소프트 랜딩 필요

北 핵·미사일 제거용 작계 이어
바이든 임기내 동맹 더 강화해
核 능력 및 억지력 확보 힘써야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으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용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기획지침이 승인됐다. 북한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로 대한민국을 공격할 경우 대응할 작전계획을 만들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확정한 미국 해외 주둔 전력 배치 재검토(GPR)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량도 확충됐다. 한·미 양국이 북핵 대비 작계 마련에 나선 것은 북한의 위협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해 군사적 대응 계획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됐음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가짜 비핵화 의지에 홀렸던 문 정부의 대북정책이 파산했음을 한·미 당국이 공인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 집권 첫해에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진 것은 한·미 동맹이 도널드 트럼프-문재인 시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이겨내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 내내 표면적으로는 동맹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며 중국의 심기를 우선시했고, 관변 지식인들도 “동맹은 부자연스러운 상태”라며 거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갈취당하는 호구(sucker)가 된 것처럼 묘사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해 논란을 빚었다. 임기 말엔 “재선되면 한·미 동맹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했다는 증언이 담긴 책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대북 이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시대 흐트러진 동맹 관계 정상화에 주력하는 만큼, 우리도 이러한 움직임을 활용해 북핵 억지를 위한 핵 능력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 종전선언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문 정부엔 기대할 바가 없지만,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차기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제 정세를 면밀히 보며 현실적인 구상을 해야 한다. 문 정권의 대중 굴종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는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기반한다. 패권국 미국이 신흥 패권국 중국에 맞서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의 ‘예정된 전쟁’은 그러한 맹신을 부추겼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의 패권국 부상은 백일몽이 되는 기류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9%로 떨어졌는데, 4분기엔 3%대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 등이 “중국은 정점을 찍어 쇠퇴기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펴는 근거다. 중국이 주도·참여하는 정상회의가 영향력을 잃는 것도 그런 징후를 반영한다. 브릭스(BRICS)나 상하이협력기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위상이 미미해졌다. 친중 국가는 헝가리나 라오스, 캄보디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뿐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북·중에 집착하며 일본과 과거사 전쟁을 벌이는 시대착오적 대외정책을 고수했다.

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대중 밀착은 리스크인 만큼 탈중(脫中) 소프트 랜딩이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G7 정상회의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쿼드(Quad), 오커스(AUKUS) 등이 결성되며 자유 진영이 강화되는 추세다. 더구나 최근 미 학계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이 이미 임계치에 달한 만큼 한국이 자위적 차원에서 핵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니퍼 린드 다트머스대 교수는 “북핵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핵 개발을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케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연구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국제적 기류를 슬기롭게 활용하면 군사적 차원에서 북핵 대응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것과 병행해 독자적 핵 능력 확보도 가능하다.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일본처럼 농축 기술을 얻는 것이 직접적 핵 능력 확보법이라면 오커스 동맹 참여를 통해 호주처럼 핵잠수함 기술을 얻는 우회적 방법도 있다. 한국이 적극 나선다면 바이든 행정부도 대북·대중 견제를 위해 협력할 것이다. 단,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이런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한·미 동맹의 미래도 시계 제로가 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단임으로 끝날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남은 시한은 3년이다. 차기 대통령은 핵 능력 및 억지력의 획기적 강화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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