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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복합악재, 신음하는 한국기업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8일(水)
새벽배송 대세속 마트만 규제 ‘시대착오’… 폐점·실직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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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규제 여파로 지난해 6월 폐점한 경기 화성시 롯데마트 빅마켓 신영통점의 출입구가 7일 오후 녹슨 셔터에 막힌 채 굳게 닫혀 있다. 김선규 기자
■ 복합악재, 신음하는 한국기업 - ② 점점 심해지는 규제의 덫

월2회 의무휴업 등 규제 후폭풍
이마트 2012년후 새점포 4개뿐

온라인 소비가 대세로 자리잡아
전통시장 보호 법안취지도 무색

법인세율 OECD 평균보다 높아
산업역동성 15년새 10위→30위


지난 2012년 9월 경기 화성시 반월동에서 문을 연 롯데마트 빅마켓 신영통점. 수원시·삼성전자 공장과 가깝고 화성시 동탄 신도시 및 반월·망포 등 신도시급 뉴타운을 끼고 있어 성장성을 주목받은 이 대형마트는 개장 초반 젊은 소비자들을 흡수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신영통점은 10년도 되지 않은 2020년 6월 폐점했다. 오픈한 지 4개월 만인 2012년 말 국회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만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에 월 2회 의무적으로 휴업시키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전격 처리하면서 후폭풍을 맞은 것이다.

이 대형마트의 점장이었던 A 씨는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말에 영업을 못하니 대다수 손님이 수원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 식자재 마트 쪽으로 넘어갔다”며 “마트 내 입점했던 독립 점포들도 하나둘 문을 닫아서 마트 주변이 슬럼화됐다”고 말했다. 신영통점 직원들과 독립 점포 근무자들은 대략 200명. 이들은 모두 일터를 잃고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졌다.

다른 국내 대형마트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 1993~2011년까지 매년 평균 7개의 점포를 출점했다. 하지만 2012~2021년까지 10년간 신규 점포는 4개가 순증하는데 그쳤다. 이마트의 경우 점포당 500여 명을 고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영업제한으로 인해 고용 창출 능력을 심각히 상실한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케아 등 외국계 기업의 경우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역차별”이라며 “중·대형 식자재 마트, 하나로마트, 다이소 등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점도 모순”이라고 밝혔다.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회 회의록을 보면 2012년 11월 14~15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윤상직 당시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캐셔 등 많은 근로자의 소득이 감소하거나 근무지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입점 업체들도 관련돼 있다”, “지금 논의되는 것을 보면 유통산업발전법이 아니라 유통산업규제법으로 가는(법안명을 바꾸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강력 반대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커머스의 새벽 배송이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여전히 대형마트만 규제하는 이 법안은 대표적인 시대착오 규제 법안으로 꼽힌다. 온라인 소비가 일반화되면서 전통시장 보호라는 법안의 취지가 하루아침에 무색해졌다. 더구나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밤샘 영업이 불가능해 온라인을 통한 새벽 배송도 할 수 없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기업들을 질식시키는 시대착오 법안은 산재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국회와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산업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기업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당 주도로 ‘공정경제 3법’으로 포장해 밀어붙인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은 우리 스스로 우리 기업에 족쇄를 를 채운 ‘자해’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 해외 주요국들은 경제성장과 혁신을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은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키워 투자·고용만 악화시켰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개인의 세 부담뿐만 아니라 기업의 세 부담 역시 커진 점도 국제 흐름과 역행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의 법인세율(지방세 포함)은 2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6%)보다 낮았다. 하지만 올해는 27.5%로 OECD 평균(22.6%)은 물론, 주요 7개국(G7) 평균(26.7%)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활동과 관련된 법이나 환경을 평가하는 기업제도 경쟁력 역시 한국은 지난해 OECD 회원국 37개국 중 26위에 불과했다.

한국의 심각한 규제 만능주의는 산업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산업구조 변화 속도로 측정된 한국의 산업 역동성은 지난 1998~2003년 OECD 국가 중 10위였다가 2009~2013년 29위로 떨어졌으며 2014~2018년엔 30위로 한 단계 더 밀려났다.

김만용·이희권 기자
e-mail 김만용 기자 / 산업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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