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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8일(水)
유아인 “실제 사이비교주 영상 보며 연구… 눈동자까지 미스터리하게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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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겜’이어 ‘지옥’ 글로벌 신드롬… 열연펼친 두 배우 인터뷰
김신록 “저더러 ‘지옥’ 최대 수혜자래요… 인지도 낮다는 뜻이겠죠? 하하”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K-콘텐츠의 역사를 새로 썼다. 공개 하루 만에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서 TV프로그램 부문 1위에 오르며, 엿새 만에 정상을 밟은 ‘오징어게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와 함께 ‘지옥’에 출연한 한국 배우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선 배우 유아인(왼쪽 사진)과 김신록(오른쪽)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 종교단체 수장役 유아인

혐오·폭력과 집단의 광기 등
동시대적이고 묵직한 메시지
블랙홀같은 에너지 내려 노력
세계 관객들의 피드백 고무적


“‘지옥’의 혐오, 폭력, 집단의 광기는 현실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서 신흥 종교단체의 수장인 정진수 의장 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은 이 작품이 세계적 관심을 받는 이유를 이렇게 진단했다. 지옥의 사자들이 나타나 실제로 지옥행을 고지받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살풍경이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3일 문화일보와 화상 인터뷰로 만나 “천사가 나타나 죽음을 고지하고, 지옥의 사자라 불리는 괴물이 등장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지만, 조금만 달리 보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많이 목격하게 되는 혐오, 폭력, 집단의 광기가 이 작품 속에서는 다른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현실 세계로 끌고 와 보면 비슷한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상당히 동시대적이고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아인이 연기하는 정진수 의장은 사이비 교주다. ‘신의 의도를 파악하라’고 외치며 대중을 현혹한다. 치렁치렁한 머리칼에 텅 빈 눈빛으로 사람들의 혼을 빼놓는 정진수라는 인물은 유아인을 만나 입체적으로 조각됐다.

그는 “그런 일을 감당하는 젊은 사이비 교주를 구체화하기 위해 연상호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 사이비 교주 영상, 오디오를 접하면서 소스를 가져왔다”면서 “머리칼은 가발이었고, 조금의 빛에도 눈동자가 반사하지 않도록 하는 눈 크기를 연구했다. 믿음을 강요하기 위해 강한 스피치를 하고, 나지막하게 쓸데없는 농담도 던지면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블랙홀처럼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흥행 순위 1위에 오른 ‘지옥’은 열흘 연속 정상을 지키는 등 큰 반향을 몰고 왔다. 그동안 영화와 TV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했던 유아인에게도 생소한 순간이었다.

“오래오래 1등을 했으면 좋겠다. 세계 1등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아인은 “작품에 대한 해석, 평가가 점점 치열해지는 과정 속에서 좀 더 폭넓은 반응들, 세계 관객들의 피드백을 얻는다는 것은 배우로서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라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아인은 고여 있지 않는 배우다. 또래 배우들이 말랑말랑한 로맨스물에 몰두할 때, 그는 영화 ‘베테랑’과 ‘사도’ 등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대사 한마디 없는 영화 ‘소리도 없이’로 ‘사도’에 이어 재차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옥’ 속 유아인은 또 다른 형태의 캐릭터를 빚어내는 데 성공했다.“강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레벨업 버전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제 안의 에너지를 통제하고 적절하게 녹이면서, 결과적으로 ‘유아인이 그 표현을 이루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지옥’과 정진수는 그런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작품이자 캐릭터였죠.”


■ 지옥행 미혼모役 김신록

24시간만에 1위 놀라운 결과
20년 전 친구까지 연락해 와…
인기비결? 인간은 다 죽으니까
누구라도 외면 못할 주제 다뤄


“20년 전 만났던 친구에게도 연락이 오더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을 통해 주목받은 배우 김신록은 대중의 관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옥’은 넷플릭스 공개 후 하루 만에 흥행 순위 1위에 올랐고, 최근에는 열흘 연속 정상을 지켰다. 그 안에서 지옥행을 선고받은 후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미혼모 박정자 역을 맡은 김신록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6일 문화일보와 나눈 화상 인터뷰에서 “24시간 만에 1위를 한 건 놀라운 결과”라고 말문을 연 김신록은 “‘오징어게임’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구나’라고 느꼈다. ‘마이네임’도 선전을 했기 때문에 ‘지옥’도 공개되면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했는데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김신록은 ‘지옥’의 인기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인간은 누구나 죽기 때문”이라는 간단하지만 명료한 답을 내놨다. 그는 “죽음이라는 건 모든 인류의 가장 큰 화두이자 고민이자 두려움이다. 그걸 정면으로 조명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지옥’은 두려움, 수치심 등을 피하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나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불안 등 누구도 완벽하게 외면할 수 없는 주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그 안에서도 김신록이 연기한 박정자는 상징적 인물이다. 미혼모의 삶을 버티듯 살아가고 있던 박정자가 지옥행을 선고받자, 사람들은 저마다 그가 지옥에 가야 하는 이유를 찾아 낙인을 찍는다. 게다가 그의 아이들의 신상털이까지 시작된다. 비중이 작은 조연이었던 박정자가 주목받은 건,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누구나 박정자와 같은 이유 없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김신록은 “고지를 받고 죽는 역할인데 아이들의 엄마이다 보니 단편적으로 슬프고, 연민을 자아내다가 끝나기 쉬울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박정자는 지옥행 고지를 받은 후 시연을 받기 때문에 ‘지옥’의 로직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그 로직을 잘 따라가면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여러모로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제가 ‘지옥’의 최대 수혜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출연한 배우 중 가장 인지도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옥’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쏠리자 그의 이력도 새삼 주목받았다. 서울대 지리학과 출신으로 한양대 대학원 석사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타이틀까지 지닌 그는 지난 2004년 연극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방법’에서 무당 석희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고, 지금은 ‘지옥’ 외에도 쿠팡플레이 ‘어느 날’에서 지독한 검사 역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지역 극단에 데려가 ‘연극이 아닌 인생을 배우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배우가 되길 꿈꾸다 대학생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이 길을 택하게 됐다”면서 “‘지옥’ 공개 후 ‘20년 전에 만났었는데 기억하니?’라는 친구들의 연락을 받은 후 인지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작은 역부터 큰 역할까지, 또 아주 드라마틱한 작품부터 일상적인 작품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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