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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08일(水)
4000일간 바닷속 하루 1.7m씩 뚫어… 대천 ~ 안면도 90분 → 10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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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충남 보령시 신흑동과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 개통식이 끝난 뒤 행사에 참가한 김부겸 국무총리 일행이 터널을 시험 주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What - 국내 최장 6.9㎞ 보령해저터널

공사 인력 80만명·시멘트 11만t·철근 1만5000t 투입 ‘세계 5번째 길이’… 위험 상황 대비 220m 간격 대피 공간 설치
해수면 80m 아래 상·하행 4차로… 원산도 해양케이블카 등 충남 ‘서해안 新 관광벨트’ 사업 탄력


보령 = 김창희 기자

국내 최장, 세계 5위 규모의 보령해저터널이 착공 11년 만인 지난 1일 정식 개통됐다. 2019년 12월 개통된 원산안면대교(보령시 오천면 원산도리∼태안군 안면읍 영목항·1.75㎞)에 이어 이번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충남 서해안 섬 지역까지 아우르는 새 교통축이 형성되면서 서해안 관광·물류의 획기적 대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충남도는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등 서해안 해양 관광자원을 연계 개발하는 등 8조 원 규모의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사업에 나섰다. 해수와 사투를 벌이며 해수면 80m 아래로 바닷길을 뚫어낸 대한민국 건설의 기술력도 새삼 조명받고 있다.

◇해수면으로부터 80m 아래 상·하행 4차로로 건설 = 충남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과 오천면 원산도를 잇는 6.927㎞ 길이의 보령해저터널은 해저면으로부터 55m, 해수면으로부터 80m 아래에 상·하행 4차로로 건설됐다. 정부 예산 4853억 원이 투입된 대역사다. 전액 국비가 투자된 국도 사업이기 때문에 통행료는 무료다.

터널 길이는 국내 최장인 인천북항해저터널(5.46㎞)보다 1.5㎞가량 길다. 세계 해저터널 중에서는 일본 도쿄(東京)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 봄나피요르드(7.9㎞)·에이커선더(7.8㎞)·오슬로피요르드(7.2㎞)에 이어 다섯 번째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발주로 2010년 12월 20일 착공한 이 공사는 개통까지 공사 기간만 약 4000일이 걸렸다. 하루 평균 1.7m를 굴착했다. 연약 암반 지형이 나타나 10m를 뚫는 데 한 달이 걸린 적도 있다. 완공까지 11년이나 걸린 이유는 해저터널이 육상터널 건설보다 시간이 3배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끝없이 유입되는 해수를 방수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투입된 물량도 천문학적이다. 일반 공사인력 80여만 명, 시멘트 11만4975t(포대 시멘트 280만 개), 철근 1만5194t(25t 트럭 600대 분량), 레미콘 차량 4만7130대 분량 콘크리트 등의 인력과 건설자재가 투입됐다. 현대건설, 경동엔지니어링 등 8개사가 공사에 참여해 세계적인 터널 시공능력을 과시했다. 터널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터널 지하에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길이 95m·높이 6.8m·폭 6.5m)의 초대형 집수정과 초대형 펌프 6개가 설치돼 있다. 공사 감리를 맡은 이용희 경동엔지니어링 상무는 “보령해저터널을 시공한 기술력을 적용하면 향후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 한·일 해저터널 등의 건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90분 걸리던 보령∼태안 거리 10분으로 단축 = 터널이 개통되면서 천수만 바다를 사이로 마주 보고 있어 ‘가깝고도 먼 이웃’이던 보령 대천항과 태안 안면도 영목항이 종전 90분에서 10분 거리로 단축됐다. 부산에서 국토의 남서해안을 거쳐 파주로 이어지는 국도 77호선에서 단절됐던 보령∼태안 구간(14.1㎞)이 마침내 이어진 결과다. 이전까지 보령 대천항에서 육로로 태안 영목항을 가려면 홍성군·서산 AB지구를 거쳐 95㎞를 돌아가야 했다. 이제는 뻥 뚫린 바다 밑을 달리면 그 끝에 펼쳐지는 원산도와 안면도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바다에 막혀 접근이 어려웠던 환상의 섬 원산도는 2㎞의 넓은 해변과 깨끗한 바다 등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웅장한 크기의 원산안면대교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완벽하다. 보령과 태안 주민들도 양 지역을 오갈 때 서산시와 홍성군을 통해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원산도 주민들은 기상 때문에 뱃길이 끊길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터널을 따라 보령댐 물을 공급해줄 상수도관이 연결되면서 용수난도 덜게 됐다.

◇“당초엔 왕복 2차선 교량으로 계획” 23년간 우여곡절 겪어 = 보령해저터널은 1990년 심대평 충남지사 재임 당시 안면도∼원산도∼보령을 잇는 ‘안면도 연륙교’ 구상에서 비롯됐다. 당시 막대한 재원을 조달할 방안으로 안면도 핵폐기장 유치를 검토했다가 지역민의 반발로 다시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이후 1998년 충남도가 ‘서해안 산업관광도로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국토교통부가 2001년 해당 노선을 국도 77호로 승격했다. 이후 2007년 타당성 재조사를 통해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

원래 기본 설계할 당시만 하더라도 해당 구간은 교량과 인공섬, 터널을 혼용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설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천수만 내에 위치한 보령화력발전소를 오가는 대형 무연탄 운반선이 교량 교각과 충돌할 위험성이 있고, 막대한 어업권 보상 문제, 인공섬 설치에 따른 해양 생태계 파괴 문제, 악천후 시 차량운행 중단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터널 방식이 최종 선택됐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거쳐 사업계획으로부터는 23년, 착공부터는 11년 만에 마침내 대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서해안 관광지도 ‘지각변동’ = 해저터널 개통은 충남을 중심으로 그리는 새로운 서해안 관광지도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최근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사업은 총 61건, 8조4579억 원 규모로 △문화관광 2건 1조9248억 원 △해양레저 9건 1조1254억 원 △교통망 확충 9건 5조1820억 원 △정주여건 40건 2217억 원 △소방안전 1건 40억 원 등이다.

원산도 대명리조트(7604억 원), 원산도 해양관광케이블카(1000억 원), 안면도 관광지 조성(1조8852억 원) 등 민간자본 투자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충남도는 해저터널 개통으로 수도권과 중부권·전라권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5년 도내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종합대책을 추진해 충남을 서해안을 대표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mail 김창희 기자 / 전국부 / 부장 김창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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