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완주군 경천면 경천애인마을에서 아이들이 깡통열차타기 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완주군청 제공

■ 농촌愛올래 - 마을 체험관광 명소 완주군

토종생강으로 만든 쿠키 맛보고
가을엔 숭어잡기, 겨울에는 김장
위봉산성·폭포 등 경관도 빼어나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을 품은 전북 완주군은 예로부터 절경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곳이다. 여기에 더해 ‘방탄소년단(BTS) 성지’로 유명해지면서 젊은층의 발길까지 잡아끌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3년간의 농촌 체험 관광 여정을 마무리한 완주는 그간 노하우를 살려 내년에도 체험 관광 명소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완주군에 따르면, 완주의 대표적 농촌마을 체험 사업인 ‘구석구석 완주하자’는 올해에만 6600여 명의 체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였다. 체험객은 여행 경비의 반값만 내고, 나머지 절반은 해당 체험 마을에서 직접 예산을 지원해주는 ‘반값 여행’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완주의 농촌 체험 관광은 이미 성황리에 마감됐다.

완주는 ‘BTS 성지’다. BTS가 2019년 여름 패키지 촬영을 위해 들렀던 각종 장소는 완주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양면 오성한옥마을과 오성제, 위봉산성과 위봉폭포, 고산면 창포마을의 용암상회, 삼례읍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정 등엔 ‘BTS 힐링 성지 표지판’이 세워져 성지순례객들의 인증사진을 유도한다. 특히 BTS가 하룻밤을 묵었던 오성한옥마을은 고풍스러운 세월의 흔적과 인스타 감성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세대와 상관없이 모두가 만족감을 얻고 가는 곳이다. 5명의 성인이 태어나는 좋은 땅이란 의미에서 유래된 오성마을은 종남산과 위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한옥고택 등 전통한옥 20여 채가 자리 잡고 있다. 고풍스러운 한옥 주변엔 옛 정취와 힙한 감성을 함께 머금은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완주군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서 예쁜 카페로 입소문이 나 찾아온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위봉산성 역시 인증샷 단골 장소다.

봉동읍 서두마을은 토종 생강 재배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나는 생강은 조선 시대 왕에게 진상할 정도로 예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았다. 생강청 만들기 등 각종 체험을 할 수 있고, 마을에서 생산된 생강 쿠키와 생강 마들렌도 맛볼 수 있다. 근교의 마더쿠키는 이주여성들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한 각종 먹거리를 만들어내며 대표적 로컬푸드로 자리매김했다.

완주 체험 숙박의 양대산맥으로 일컬어지는 안덕힐링체험마을과 경천애인마을은 여러모로 비교된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추천 웰니스 관광지’ 7곳 중 하나인 안덕힐링체험마을엔 민속 한의원이 있다. 진료를 받고 쑥 찜질도 할 수 있어 어른들에게 인기가 높다. 반면 경천애인마을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체험객에게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깡통열차타기가 특히 인기다. 가을철엔 숭어잡기, 겨울철엔 김장 체험도 진행된다. 삼례문화예술촌도 빼놓을 수 없는 완주의 자랑이다. 1920년대 일본이 산미증식계획으로 호남 지방을 수탈하던 때 창고로 이용됐던 건물을 완주군이 매입해 문화공간으로 조성, 2013년 6월 개관했다. 다목적공간과 야외광장에선 공연이 열리거나 야외결혼식이 진행된다.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 해 ‘비비낙안’이라 불리는 비비정에서 내려다보는 만경강 풍경은 환상적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