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고수하다 동력꺾인 中… “내년 성장률 1%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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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지였던 중국의 9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9만9371명(월드오미터)으로 1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5월 말 이후 반 년간 미국에서 1520만 명의 환자가 쏟아질 동안 중국에선 단 7728명만이 감염됐다. 극단적 국경 봉쇄 등으로 바이러스 확산세를 최소화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전략이 낸 성과라면 성과로,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는 팬데믹 기간 국경을 넘은 중국인 수가 99% 급감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이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유례없는 수준으로 갉아먹는 자충수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부채 위기’ 속에서 지역 단위로 남발되는 봉쇄 정책이 △소비 위축 △노동 생산성 감소 △기업 혁신 둔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중순 난징(南京) 등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해 취해졌던 규제가 1년 내내 시행됐다면 GDP를 1300억 달러가량 감소시켰을 것으로 추산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당국이 방역 고삐를 더 죄면, 내년 말쯤에는 올림픽 특수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률이 1%까지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에서 2014∼2015년 부동산 경기 침체 당시 나타났던 자산가치 급감이 재연되면 내년 4분기 GDP 성장률이 3%까지 하락해 연 성장률을 3.8%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발 파산 위기가 중국 내 부동산 투자를 2000년대 후반기 미국·스페인 수준까지 위축시키면 내년 4분기 성장률은 1%까지 주저앉고, 연 성장률은 2.1%에 그치게 된다. 다만 이 시나리오들은 중국 정부가 현재의 경기 침체에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만 대응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어서 실현될 확률이 높지는 않다.

최대 변수는 오미크론의 확산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에 따른 세계 경제 리스크를 ‘오미크로노믹스(Omicrnomics)’로 명명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가장 간과된 부분”으로 지적했다. “한때 팬데믹 경제 회복의 훌륭한 본보기였던 중국이 오늘날에는 부동산 채무 위기와 민간 기업에 대한 이념적 탄압,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악전고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센 것으로 최종 입증되면, 중국의 경제 정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