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이 갈라놓은 美 한국계 하원의원 4명

평화법안·종전선언 반대 서한
소속 정당에 따라 찬반 엇갈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밀어붙이고 있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 연방의회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하원의원 4명이 소속 정당에 따라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양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계 의원들의 의견 분열은 한국 정부의 대미 외교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의회 및 한인 유권자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법안에 한국계 앤디 김(뉴저지), 매릴린 스트리클런드(워싱턴) 의원 등 34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공화당 의원 가운데 법안에 찬성한 사람은 앤디 빅스(애리조나) 의원이 유일하다. 법안에는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북한여행금지 조치 재검토 등 내용이 담겼다. 앤디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23명은 11월 초 신속한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계 영 김(캘리포니아),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의원 35명은 지난 7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보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약속 없는 종전선언은 한반도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고 미국, 한국 및 동맹의 협상력을 약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 바이든 행정부에 종전선언 반대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