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개의 아트크로스로 희망 전하기… 벌써 작가 100여명 참가

  • 문화일보
  • 입력 2021-12-10 10:28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트크로스 기획자이자 작가인 정유진 ‘하우스 오브 유진’ 대표가 공방에서 작품들을 어루만지며 “이것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평안해진다”고 했다.


■ ‘하우스 오브 유진’ 첫 프로젝트 진행하는 정유진 대표

다양한 크로스 틀 제공하면
작가들이 정체성 담아 제작

코로나 등 삶의 아픔 위로
지난 1년 150여개 만들어

김태호·채은미 등 중진 동참
루이스 등 NFT 작가도 함께


글·사진=장재선 선임기자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개성이 묻어나는 1000개의 아트크로스(ARTCROSS)를 통해 1000개의 아름다운 마음을 만나는 게 목적입니다. 지난 1년 동안 1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서 벌써 150여 개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정유진(48) 유진갤러리 대표는 차분하지만 밝은 목소리로 이렇게 설명했다. 아트크로스는 유진갤러리 제2 레이블이자 작업 공방인 ‘하우스 오브 유진(House of Eugene)’의 첫 프로젝트다. 우주 만물의 연결을 의미하는 크로스(†) 부호를 기반으로 작품을 만든다.

하우스 오브 유진에서 틀을 제공하면, 국내외 작가들이 거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다양한 틀은 흙으로 원형을 만든 후 석고로 몰드를 제작하고 주입성형 과정을 거쳐 가마에서 구워 만든다.

십자가는 흔히 기독교 신앙을 상징하지만, 종교를 넘어서 사랑과 희망,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게 프로젝트 슬로건이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숱한 폭풍들/ 그것들은 결국 큰 위안으로 변할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무지개를 볼 것이다.’

기획자로서 작품 제작에도 직접 나선 정 대표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던 10년 전 북유럽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성당에서 위로를 받은 후 혼자서 아트크로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각박한 일상을 살며 코로나19 등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올해 초부터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그런 설명을 미리 들은 후였음에도 서울 신사동 하우스 오브 유진에서 아트크로스 작품들을 보며 다소 놀랐다. 공방의 테이블과 벽면, 서랍에 자리하고 있는 작품들이 방대한 분량인 데다가 작품마다 다채로운 형태와 문양을 하고 있어서였다.

“거장, 중견뿐만 아니라 유망 작가도 대거 참여해주셨어요. 작가들의 정성과 개성을 담은 작품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뿜어냅니다. 이것들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생각하게 되지요.”

단색화 거장 김태호 작가는 여러 층의 물감을 퇴적시켜 붉거나 푸른 미감을 확장한 작품을 만들었고, 중견 작가 채은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아온 금박, 자개 예술의 정수를 담았다. 김재용, 허보리, 오지현 등 유망 작가들도 자신들이 추구해 온 미술 세계의 특징을 아트크로스에 아로새겼다. 작품들을 둘러보던 중 유리 공예를 접목한 신재환 작가의 아트크로스에 특별히 눈길이 갔다. ‘대리석 유리 조각’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신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청각 장애를 겪어온 만큼 이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유별났을 듯싶다.

“맞아요. 신 작가도 정성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줬어요. 저와는 고교(서울 현대고) 친구예요. 걸출한 배우로 성장한 이정재 등과 함께 같은 반에서 공부했는데, 예술 교육을 강조한 학교 분위기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해봐요.”

정 대표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작가들도 동참했다며 작품을 보여줬다. 루이스 루이즈(Ruis Luiz), 그림그리고(Greemgreego), 헤이니 캔버스(Haney Canvas) 작가 등은 독특한 이름처럼 작품도 발랄한 감각을 뽐냈다. “초현실주의 사진 작품으로 유명한 스웨덴 작가 에릭 요한슨도 방한했을 때 아트크로스 작품을 만들겠다며 틀을 가져갔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해외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섭외할 거예요.”

정 대표는 향후 해외 전시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2025년 베니스 비엔날레, 2027년 카셀 도큐멘타의 문도 두드릴 계획이다.
장재선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