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烏合之王” 선공에… 김병준 “李飛李落” 반격

■ 대선 바람개비

고사성어 ‘조어 경쟁’도 치열
“이재명 선대위는 ‘상왕지졸’”
“王이 너무 많은 ‘우왕좌왕’”도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등판을 두고 ‘이비이락(李飛李落)’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날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떨어진다는 뜻으로,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선대위를 겨냥해 ‘오합지왕(烏合之王)’이라고 한 것에 대한 응수로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고사성어를 차용한 조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도 이런저런 큰소리를 칠 형편은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가 ‘이나땡(이해찬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야권 신조어를 거론하자 “네네”라고도 답했다. 김 위원장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의 불화설에 관해서는 “내부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등판을 놓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전날(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는 ‘상왕지졸(上王之卒)’”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TBS 라디오에서 “이분들(국민의힘)은 오합지졸이 아니고 오합지왕”이라며 “대선은 후보가 중심이 돼야지, 지원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선거는 반드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부 다 왕 노릇을 하다 보니까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또 어디에 갈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기도 왕, 저기도 왕, 우왕좌왕(右王左王)의 힘 같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의 의견이 갈리자 한자어(右往左往)를 동원해 비꼰 것이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