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 보고’ 우즈베크와 경제동맹… 중앙亞 외교 영토 넓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청록색 돔과 건물을 둘러싼 흰색 기둥 등이 특징인 우즈베키스탄 국회의사당의 전경. 한국 국회의사당을 본떠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Global Window - 내일 韓·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

유럽·亞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
석유·가스·희토류 등 자원 풍부
작년 교역액 17억2000만달러
韓, 우즈베크의 4번째 교역국

고려인 인구 중앙亞서 최다
한류 열풍… 한국학·한국어 인기
53개 학교서 2만여명 한글 배워
국회의사당 건물 韓 본뜨기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 방한(16∼18일)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17일 정상회담을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모든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일한 국가로 신북방정책의 핵심축이다. 인구도 3300만 명가량으로, 중앙아시아 전체 인구의 45% 정도를 차지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런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이점에 희토류·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중요성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관계 강화는 4강 외교에 치중해 온 한국의 외교력이 중앙아시아 등으로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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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 대표국으로 신북방정책 핵심 = 우즈베키스탄은 역사적으로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호레즘 제국, 티무르 제국 등 중앙아시아 역사를 주도했던 왕조의 근거지였다. 명실상부한 중앙아시아의 대표국가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주요 강대국의 경제·정치적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유라시아 중심의 전략적 요충지인 중앙아시아, 특히 우즈베키스탄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2017년부터 네 차례나 정상회담을 하는 게 이를 방증한다. 박종수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관계를 맺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경제동맹이라고 할 정도로 호의적”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풍부한 석유와 가스를 보유한 지역이기도 하다. 확인 매장량 세계 기준 석유는 3.2%, 가스는 3.6%를 보유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매장량이 부족하거나 추출이 어려운 희토류도 우즈베키스탄에 상당량 존재한다. 한국은 2018년 기준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 총 800만t, 9500만 달러가량의 희토류를 수입했고, 2019년에는 아예 한·우즈베키스탄 희토류센터를 치르치크 지역에 설립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우즈베키스탄은 이를 활용한 실용 외교를 모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통적으로 중국·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미국·유럽연합(EU)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16년 만에 미국을 공식방문하기도 했다.

◇한국은 우즈베크 4위 교역국 =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7억2000만 달러로, 우리나라는 우즈베키스탄의 네 번째 교육 대상국이다. 2017년 12억 달러 수준이었던 교역량은 2019년 23억5800만 달러로 급증했다가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870만 달러 정도였던 투자액은 2019년 3508만 달러로 늘었다.

인적 교류도 2016년 8만2229명에서 2019년 13만5784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8년 우즈베키스탄이 한국 국민에 대해 30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방문 인원이 크게 늘어났다. 두 나라의 친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보건 분야 협력이다. 2015년 양국이 체결한 의료협력 약정에 따라 한국 정부에서 면허를 받은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별도의 인정 절차 없이 원격 진료를 포함한 의료활동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 의료인 면허를 외국에서 인정한 최초의 사례다. 2019년 4월에는 한·우즈베키스탄 보건의료협력센터가 문을 열었고 타슈켄트 의과대에는 한의학 진출 지원을 위한 한·우즈베키스탄 한의 진료센터도 개설됐다.

◇우즈베크에 퍼진 한류 = 우즈베키스탄은 고려인의 숫자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국가다. 고려인이 많은 만큼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은 친한(親韓) 국가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국가로 한국이 꼽히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호감에 기반한 한류 열풍도 거세다. 1999년 ‘별은 내 가슴에’를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가 꾸준히 수입돼 지상파 채널을 통해 반영되고 있다. ‘겨울 연가’의 경우 시청률이 60%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와 K-팝 등 한국 문화 콘텐츠도 실시간으로 보급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국회의사당 건물을 새로 신축했을 때는 한국 국회의사당 건물을 본떠 만들기도 했다. 태권도의 인기도 상당해 약 2만 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 국립체육대에 태권도학과가 설치되기도 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학과 한국어 교육도 인기다. 동방대에는 2018년 한국학 단과대학이 설립돼 한국어문학과, 한국역사문화학과, 한국경제정치학과가 생겼다. 16개 대학교와 37개 초·중·고교 등에서 약 2만∼2만5000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기도 하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