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핵심광물 확보·비축·순환 ‘3중 안전망’…자원 수급불안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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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연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희소금속 수요가 현재의 6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경량화 합금 소재인 마그네슘이나 전기차와 풍력발전 모터 속 영구자석에 쓰이는 네오디뮴 등만 해도 소량이지만 없으면 생산이 불가능하다. 희소금속에 붙여진 ‘산업 비타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창출될 신산업과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에도 희소금속은 필수적이다. 희소라는 이름처럼 산출 지역이 제한적이고, 일부 국가에 생산이 편중돼 있다. 주요 희소금속 수입의존도가 95%에 달하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수급불안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무역분쟁은 광물수급 예측을 어렵게 하고 수급불안이 생기면 장기화하기도 한다. 희토류 주 생산국인 중국의 경우, 2007년부터 국가지정 관리품목으로 희토류를 지정하고 수출쿼터제 등으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그간 시장 논리에 따라 효율성을 기준으로 공급망을 확보해 왔지만, 최근 광물자원 시장에는 독과점에 국제정치 논리, 전염병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의 자원안보 차원에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자원안보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핵심 광물확보, 비축, 순환의 3중 안전망 구조로 미래 유망산업의 안정적 원료조달을 뒷받침하려는 희소금속 발전대책도 수립했다. 희소금속 비축일수를 180일로 확대하고 비축기관을 광해광업공단으로 일원화해 수급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9월 출범한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핵심광물 대응 조직을 만들면서 희소금속 공급망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공급망 확충에 대한 다각적 노력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국내산업 생태계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해외에서 생산된 핵심소재가 국내에서 가공되도록 공급처와 수요처를 연계한다면 공급망이 더욱 튼실해질 수 있다. 지난 14일 광해광업공단이 호주 희토류 생산업체 ASM사와 맺은 국내 공급 및 가공 협약도 그 노력의 첫발이다.

꾀 많은 토끼는 세 개의 굴을 준비한다고 한다. 준비된 전략은 위기를 만날 때 빛을 발한다. 핵심광물 확보, 비축, 순환을 통한 공급망 확충이 우리가 안고 있는 자원 수급불안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