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예종과 송파의 만남, 예술교육 백년대계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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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송파구청장

도시와 예술은 공생한다. 프랑스 혁명 뒤 혁신적인 예술을 갈망하던 파리의 분위기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로 형상화됐다. 이처럼 예술작품 대부분은 예술가가 접하는 환경을 반영한다. 올해 세계대학평가에서 공연예술 부문 36위, 국내 1위를 차지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캠퍼스가 송파구로 이전해야 하는 이유다.

한성백제 500년 도읍지이자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지였던 송파구에는 백제문화유적지와 롯데콘서트홀, 미술관, 아트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다. 머지않아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조성되면 전시·컨벤션·국제공연장도 들어선다. 한예종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환경이다. 한예종 학생회가 2016년과 2019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캠퍼스 이전 대상지로 송파구를 원한 것도 이런 환경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송파구 방이동 부지는 한예종의 6개 독립교육기관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예술대학을 지향하는 한예종이 융복합교육을 진행하면서 상황에 따라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부지이기도 하다. 캠퍼스 인근으로 지하철 5개 노선과 3개 고속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교통여건도 편리하다.

내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결정을 앞두고 유일하게 남은 숙제는 캠퍼스 이전 후보지인 방이동 445-11일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는 것이다. 송파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를 설득, 개발제한구역 해제 ‘강력 반대’에서 ‘신중 검토’로 입장 변화를 이끌어 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도 한예종의 송파구 이전 필요성을 건의했고, 상임자문단 출범·범구민 유치 추진위원회 확대 구성 등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내년에는 ‘사전 타당성 용역’을 통해 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서울시, 문체부와 캠퍼스 이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다. 새로운 한예종 캠퍼스는 예술학교로서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곳에 조성돼야 한다. 송파구는 한예종 학생들의 활동을 충분하게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 한예종과 송파구의 만남은 두 기관의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예술교육 백년대계를 새롭게 세우는 확실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