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포 세계 최강 獨 - 과거 영광 재현 노리는 美…신형 개발 총력전

■ What

英 등 차세대 무기도입 사업
한화디펜스 등 치열한 경쟁
K9A2 성능개량이 관건될듯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한화디펜스의 K9 155㎜ 자주포의 경쟁 상대는 현존 자주포 최강국 독일을 비롯해 과거 영화 재현을 꿈꾸는 미국과 스웨덴,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군사 강국들이다. 향후 영국과 미국의 차기 자주포 도입(MFP) 사업을 둘러싸고 이들 군사 강국과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K9이 자주포 시장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이유는 높은 가성비 덕분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자주포인 독일의 판저하우비츠2000(PzH2000)과 어깨를 견주는 고성능임에도 가격은 훨씬 저렴해 유럽 선진국은 물론 세계 주요 신흥국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K9A2로 영국 육군 자주포 시장 문을 노크하고 있다. 영국은 2023년부터 자동화 포탑과 원격구동 기술 등이 적용된 MFP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종 사업자 선정은 2026년, 전력화 시점은 2029년이다. 비장의 무기는 현재 개발 중인 K9A2다. K9A2는 독일 KMW의 PzH2000과 독일 라인메탈의 HX3, 스웨덴 BAE보포스의 아처(Archer)와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어도 2023년 K9A2 설계를 완료한 뒤 시제품 제작이 시작돼야 영국 MFP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K9A2 성능개량 사업이 적기에 진행돼야 해외 수출 사업을 위한 개발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K9은 2000∼2017년 572문이 수출돼 같은 기간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48%의 점유율로 이미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189문이 수출된 독일 PzH2000, 3위는 175문의 프랑스 카이사르, 4위는 128문의 중국 PLZ-45였다. 2021년 기준으로는 K9 자주포가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 5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포함 8개국에서 1700여 문이 운용돼 세계 자주포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미국과 독일은 우리 K9A1보다 사거리가 뛰어난 67∼75㎞ 사거리 자주포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국이 2018년 개발에 착수한 사거리연장(ERCA) 차기 자주포가 2024년쯤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자주포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독일은 또 사거리 연장, 무장·탄약 개발로 2020년에 장사정 화포 사거리를 67∼75㎞로 구현했다. 미국 M109 ERCA 자주포는 2020년 사거리 70㎞, 58구경+XM1113탄을 구현한 데 이어 2023년 18문 초도생산 후 2025년 전력화할 예정이다. 독일은 탄약·무장 개발, 사거리 67㎞ PzH 자주포와 V-LAP탄을 2019년 개발했다. 러시아가 올해 전력화한 2S35 칼리차(Koalitsiya) 자주포는 최대 발사속도 분당 9발로 탄 및 장약 장전 자동화가 가능하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