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선거 친중파 압승 이끈 람…정작 中 당국은 연임 확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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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피플 - 전문가 “習, 완전신뢰 안하는 듯”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지난 19일 열린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친중파의 압승을 이끌어 내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이란 중국 본토의 지침을 관철한 캐리 람(사진) 홍콩 행정장관이 사상 첫 연임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람 장관은 연임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를 최종 승인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22일 연말 보고를 위해 2년 만에 베이징(北京)을 찾은 람 장관을 만나 “홍콩은 지난 1년 동안 혼란에서 질서로의 국면이 공고해졌고, 정세도 호전됐다”며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 홍콩의 현실에 맞는 민주주의 발전을 추진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선거를 통해 많은 홍콩 동포의 민주적 권리가 구현됐고 ‘애국자치항’ 원칙이 실현됐다”며 “새로운 선거제도는 일국양제(一國兩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부합하고 홍콩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좋은 제도라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홍콩 내 반중 정서가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과 홍콩 당국은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 반중 진영인 민주파의 입후보를 크게 제한하는 새로운 선거법을 도입했고, 그 결과 친중파가 90석 중 89석을 쓸어담는 압승을 거뒀다. 다만, 시 주석은 내년 6월 임기가 끝나는 람 장관의 연임을 지지하거나 암시하는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앞서 람 장관은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시위가 날 강하게 만들었고,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다”면서 연임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홍콩기본법에 따르면 5년 임기의 행정장관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이 람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다. 탐유충(譚耀宗) 홍콩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대표는 “시 주석이 람 행정부를 전체적으로 인정했지만 람 개인을 칭찬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부상한 중국 CATL의 성장에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당국이 크게 개입하고 있으며, 이 회사가 시 주석의 라이벌인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손자인 장즈청(江志成)의 사모펀드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