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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1년 12월 27일(月)
자동차 ‘AR 유리’ 전쟁… 앞유리에 가상 그래픽 입혀… 주행정보 더 실감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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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웨이레이 ‘홀로그램…’
운전자 시야 맞춰 정보 제공
테스트후 2023년 양산 목표

폭스바겐은 LG와 ‘AR HUD’
볼보, 이스라엘 업체와 ‘HUD’

4면의 유리가 스크린으로 변신
현대모비스 시험 자율車 눈길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바로 보자 앞 유리창에는 오른쪽 차선으로 붙으라는 푸른 빛의 주행 안내 표시가 들어왔다. 표시를 따라 차선을 바꾼 뒤 우회전을 하자 수십 미터 앞에 보이는 식당 간판으로 ‘네티즌 추천 맛집’이라는 표시가 깜박였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자 정상에는 산 이름이 깜박였다. 산만 쳐다봐도 시선을 따라 주변 사물을 확인하고 그래픽으로 정보를 표시해 주는 지능형 확장현실(XR) 기술 덕분에 운전 중에 주변 건물이나 사물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번거롭게 인터넷을 찾아볼 필요가 없게 됐다.

주변 사물과 가상 그래픽을 혼합한 XR 기술이 자동차에 들어오면서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풍경이다. 대표적인 XR 기술 중 하나로 주변 사물에 가상 그래픽을 입혀 정보성을 극대화하는 증강현실(AR) 기술은 운전자 앞 유리창에 화면을 표시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만나 이미 주행 정보를 좀 더 실감 나게 확인해 주는 수준까지 현실화한 상황이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는 관련 기술을 개척해 온 스타트업과 합종연횡을 하면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포르쉐는 스위스 전문 업체인 웨이레이에, 폭스바겐은 독일 시리얼에, 현대모비스는 영국 엔비직스에 각각 전략적 투자를 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제네시스 G80 차량으로 실용 테스트 중인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실제 사용 장면. 현대차그룹 제공

대표적인 경우가 현대차가 웨이레이와 제네시스 G80 차량을 활용해 장시간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를 해온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기술이다.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운전자의 시야각에 맞춰 실제 도로에 입힌 가상 그래픽으로 보다 정확한 운행 정보를 전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 유리창에 가로 31㎝, 세로 13㎝ 크기로 홀로그램 영상이 투영되지만 실제 운전자 눈에는 가로 315㎝, 세로 131㎝ 만큼 커 보인다”면서 “영상용 레이저를 전면 유리에 직접 투영하기 때문에 화면 유리창 전체에 영상을 표시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웨이레이는 2023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직전 단계의 AR HUD 기술을 자체 개발해 올해 선보인 순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에 본격 적용한 데 이어 내년에는 주력 차종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폭스바겐도 내년 국내에 출시하는 SUV 전기차 모델인 ID.4에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AR HUD를 탑재할 예정이다. 볼보는 이스라엘의 광학·이미징 업체 스펙트럴릭스와 협력해 앞유리 전체에 적용이 가능한 HUD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  차창이 모두 스크린 화면으로 바뀌는 자율주행 시험 차량 ‘엠비전X’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모비스는 엔비직스와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AR HUD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엔비직스는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을 바탕으로 운전자 개입이 사실상 필요 없고 위기 상에서만 요구하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의 단점인 속도 지연, 화질 저하 문제 등을 상당 부분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미러(rearview mirror)’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카메라로부터 확보한 이미지를 가공해 시야각을 확대하고 시인성(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거리·속도 정보 등도 제공하는 디지털 미러 시스템이 적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캐딜락의 승용차 ‘CT5’ 차량이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최근 야간에 CT5 시승차 운전석에 앉아 디지털 미러 모드와 일반 모드를 번갈아 선택해 보니 시인성 차이가 확연했다. 일반 모드의 경우에는 차량 뒤쪽에 광원이 없을 경우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로 사물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디지털 미러 모드의 경우에는 같은 조건에서도 후방에 사물을 상당 부분 식별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시대 도래와 함께 XR와 디스플레이 기술 적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되면 자동차를 둘러싸고 4면의 유리창과 선루프가 입체 영상을 보여주는 ‘서라운드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가 시험적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 ‘엠비전X’는 필요할 때마다 스크린으로 바뀌는 특수유리를 장착하고 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극장으로 바뀌는 셈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앞으로 차별화를 위해 XR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가 거세질 것”이라면서 “관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소재·광학·콘텐츠 분야를 아우르는 협력적 기술 개발과 플랫폼 구축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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