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쏙 뺀 ‘탄소중립 과속’… 에너지 대란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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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임기말 밀어붙이기

기업들 “현실적 목표 설정을”
탄소포인트제에는 긍정 반응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확산, 산업계 녹색전환 본격화 등을 뼈대로 하는 ‘한국판 뉴딜, 탄소 중립’ 전략을 발표한 데 대해 ‘과속 정책’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범국민적 탄소 중립 동참을 장려하는 탄소 중립 실천 포인트제 실시나 폐배터리 산업 육성 등 폐기물 순환경제를 내세운 것은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원자력 발전을 도외시한 탄소 중립 정책이 산업계의 전반적 경쟁력 약화와 에너지 대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28일 발표한 ‘2022년 정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내년도 핵심과제는 △사회·경제구조의 탄소 중립 전환 △탄소 중립 이행기반 공고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촉진 △뉴딜 기반 신산업·신기술 육성 △대전환을 선도하는 혁신 인재 양성 등 5가지로 요약된다. 이번 업무보고는 한국판 뉴딜, 탄소 중립을 주제로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등 5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산업계의 녹색전환을 본격화해 탄소 중립 초석을 마련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내년도 사업장 탄소 중립 설비 지원(환경부·879억 원)과 클린팩토리(친환경 제조현장) 보급 확대(산업부·누적 750곳), 스마트(친환경·저탄소) 생태공장 전환(환경부·누적 100개) 등 중소·중견기업 녹색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아울러 배출권거래제 외부감축 실적 인정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의 특허기술 무상양도 촉진, 기업 비용부담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탄소 중립 산업전환 촉진 특별법’ 제정, 조선·철강·화학·기계 등 제조업 부문 저탄소 혁신 가속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제계를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부여가 병행되더라도 정부 지원책이 에너지 전환 비용부담 증가를 상쇄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과 이해관계자의 소통 강화를 통해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풍력 원스톱(일괄) 허가 추진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가속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원전을 아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업무보고에 원전 운용방안은 담기지 않아 사실상 원전 가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기업계 일각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이재명 정부의 미래 원전 정책은 탈원전이 아닌 감원전’이라고 속도 조절을 내세운 마당에 이번 업무보고가 ‘문 찬양’ 정책보고와 다름없다”는 반응마저 제기됐다.

최준영·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