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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1일(火)
럼 대신 아마레토 넣어 화사한 풍미 일품 초콜릿 프랑지판 사용 쌉싸름하고 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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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철 셰프의 갈레트 데 루아.
▲  허니비케이크의 갈레트 데 루아.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갈레트 데 루아’의 변주

꼬박 1년 전 ‘왕의 과자’ 갈레트 데 루아를 소개하는 글을 쓴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50여 편의 디저트를 소개한 지난 한 해 동안 읽어주시는 분들의 일상에 조금이나마 달콤함이 전해졌을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2021년에 디저트의 기본편을 소개했다면 올해는 조금 더 난도를 높여 응용편을 자주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한 해의 끝인 12월을 ‘슈톨렌의 달’로 마무리한다면, 새해가 시작되는 1월에는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 후인 1월 6일 ‘공현절(L’Epiphanie·에피파니)’부터 대략 보름간 왕의 과자,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를 구워서 사람들과 왕의 놀이를 하며 나눠 먹습니다. 겹겹이 층을 이룬 퍼프 페이스트리파이 반죽(파트 푀이타주·Pate feuilletage)에 프랑지판(frangipane·아몬드 크림)을 넣고 굽는 버터향이 풍성한 갈레트 데 루아는 한국에서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시즌 디저트가 됐습니다.

올해 맛보고 있는 갈레트 데 루아 중 응용편을 소개해볼까요? SPC 컬리너리 아카데미에서 프랑스 제과를 담당하고 있는 이민철 셰프의 갈레트 데 루아는 브리오시 푀이타주를 이용해 결을 아름답게 살린 비주얼로 완성됐습니다. 운 좋게 연말에 맛볼 수 있었던 이 셰프의 갈레트 데 루아는 럼 대신 아마레토를 넣어 처음 베어 물었을 때 와 닿는 풍미를 무척 화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듯 기술자들의 변주는 늘 흥미롭고 아름답습니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시도는 허니비케이크의 조은정 파티시에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갈레트 데 루아 속에서 아몬드 풍미 가득한 프랑지판을 맛볼 수 있다면, 허니비케이크의 갈레트 데 루아는 발로나 카카오 페이스트 및 과나하 70% 초콜릿을 사용한 가나슈와 바닐라빈을 담뿍 넣은 카카오 파우더로 만든 초콜릿 프랑지판이 함께 들어 있어 서로 다른 텍스처의 초콜릿 층이 쌉싸름하고 깊은 달콤함을 자아냅니다. 무엇보다 파이 반죽을 만들 때 반죽과 버터의 겉과 속을 바꿔 반죽하는 푀이타주 앵베르세(inverser)를 사용했다는 점도 차별화된 부분입니다. 앵베르세 반죽으로 과자를 만들면 작업할 때 온도 변화나 번거로움이 있지만 퍼프가 잘 부풀고 입에 닿는 식감이 좋아집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남부터미널 인근의 루엘드파리에서는 직접 조린 공주밤과 밤크림을 넣은 몽블랑 갈레트 데 루아와 헤이즐넛 갈레트 데 루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업장에 따라 생산, 판매하는 일정이 짧은 시즌 디저트이긴 하지만 주변에 프랑스 제과 전문 디저트 숍이 있다면 만날 수 있는 1월의 과자입니다. 우리가 24절기에 따라 챙겨 먹는 음식들이 있듯이 프랑스 제과에도 시기에 따라 맛볼 수 있는 과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갈레트 데 루아를 향 좋은 홍차나 진한 커피와 함께 곁들여 1월을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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