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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2일(水)
‘느낌적 느낌’으로 나도 모르게 지른다… ‘뉴로마케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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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진의 브레인 스토리

뇌과학으로 무의식 감정 분석
소비자 내면 심리를 파악하고
대상을 정해 광고하는 마케팅

뇌 신경권 지켜낸 합리적 소비
결국 소비자의 노력에 달렸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진짜 필요해서 사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실제 필요하지도 않은데 좋아 보여서, 왠지 필요할 것 같아서, 나에게 보상을 주고 싶어서 등등의 이유로 사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쇼핑하면서 제품에 반응하는 ‘감성’과 제품을 선택하는 ‘이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제품을 선택하고 구매할 때 우리 무의식 속의 감정, 다시 말해 제품에 대한 ‘느낌적인 느낌’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느낌’은 기업들이 흔히 하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뇌과학 기법을 활용해 소비자의 내면 심리를 파악하고 대상을 정해 광고를 하는 마케팅, 즉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을 통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뉴로마케팅은 뇌 신경세포인 뉴런(Neuron)과 마케팅을 결합한 용어다. 소비자 무의식에서 나오는 감정, 선호도를 뇌과학으로 분석해 마케팅에 적용하는 기업의 영업전략이다. 뇌과학은 소비자의 선택과 구매가 기존 경제학에서 알려진 ‘합리적 이성’이 아니라 ‘느낌과 감성’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비교 사례가 있다. 뇌 영상장비인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맛’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해보니 펩시콜라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두 제품의 브랜드를 알려주면 다수가 코카콜라를 선택했다. 코카콜라 특유의 빨간색이 뇌의 전두엽과 해마를 자극해 펩시보다 더 끌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제품 선호도에 있어 품질 자체뿐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자주 소비자에게 노출됐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나만의 생각, 행동 같은 사생활 문제를 흔히 ‘프라이버시’라고 한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본권과 관련된 중요한 권리다. 산업화 시대까지만 해도 프라이버시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20세기 인터넷의 발전과 온라인 기반생활 확산으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일상화에 따라 피싱(Phishing), 스미싱(SMS+Phishing)을 비롯해 온라인 캠(Cam)으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는 게 가능한 시대에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뇌과학을 기반으로 나의 무의식 세계를 뇌 영상측정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내 생각을 타인이 읽고 침해하는 것을 막을 권리는 ‘생각의 자유’보다 더 심오한 개념으로 학계에서는 ‘인지적 자유(cognitive privacy)’라고 한다. 인지적 자유권 혹은 인지적 프라이버시를 합친 상위개념은 ‘뇌 신경권(Neuro-Rights)’이라고 한다. 뇌 신경권은 나의 뇌 상태와 활동을 외부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영위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리는 나만이 가지는 감정, 생각을 타인에게 제공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최근 우리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메타버스 같은 경우엔 나도 모르게 아바타를 통해 아이템 선택과 거래 선호도, 이동 동선 등 고유한 뇌 신경권과 관련된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확산, 오남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뇌 연구와 그 성과 활용에 대한 윤리연구인 신경윤리학에서 뇌 신경권은 중요한 어젠다로 다루고 있다. 단순한 개인정보보호를 넘어 개인의 마음·생각·감성에 대한 침해를 예방하고, 올바른 규제로 미래지향적 뇌과학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뉴로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선 뇌과학 기술을 이용한 혁신적 경제활동이겠지만 다양한 마케팅 홍수 속에서 자기통제와 자율적 의사결정으로 소비자가 자신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뉴로마케팅이 활발해질수록 과잉소비나 쇼핑 중독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개인 의사와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구매행위를 유도당한다면 나의 고유한 뇌 신경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

오늘도 내일도 쇼핑은 계속될 것이다. 경제활동에서 남에게 등 떠밀려 물건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의 뇌 신경권을 지켜 합리적 소비를 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결국 선택은 우리 몫이다.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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