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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Deep Read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3일(木)
文 정책 실패에 대선 포퓰리즘 ‘설상가상’…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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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의 Deep Read - 대선공약과 경제 펀더멘털

한국경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저성장 진입… 잠재성장률 하락·민간 위축·기업 경쟁력 추락
정부 상황 인식 오류로 경제 지표·경영 환경 악화일로…대선 후보들 현금 살포 공약 겹쳐 총체적 위기


이번 대선이 우리 경제에 중요한 이유는 성장동력과 ‘기초체력’의 추락 징후가 우려스러운 단계에 와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부 상황 인식의 오류와 정책 실패,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포퓰리즘 공약이 기업 환경과 펀더멘털을 악화일로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 경제 기초체력 악화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입안된 경제 관련 법안들을 살펴보면 정부는 기업에 어떠한 부담을 줘도 이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어떠한 숙제를 줘도 우리 기업들은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경제가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경제 규모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을 향하고 있고, 고용률이 최고수준이며, 수출이 역대 최고라는 통계를 들어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통계의 이면을 보면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 소득 3만 달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2위로 중하위권에 해당하며, 경제 규모가 확대된 이유는 그동안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가 증가세에 있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추계에 의하면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고점을 지나 2020년 이후 매년 33만 명씩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률이 높아진 것은 가구소득이 적은 50∼60대의 파트타임 취업률이 높아진 탓이며, 오히려 고용의 질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수출 성과의 등락은 정부 정책과 큰 상관이 없고 일반적으로 대외 경기변동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더 나아가 수출은 주로 대기업들의 성과와 연동되고 대부분의 고용이 몰려 있는 중소기업 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우리 경제 세부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기초체력이 더욱 악화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 변화에 따라 2021년에는 기저효과로 지표상 일시적인 반등이 있겠지만 향후 기초체력에 대한 개선 조치가 없다면 저성장 기조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저성장 기조 심화

무엇보다 잠재성장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010∼2017 기간 평균 3%대로 유지되다가 2019년까지 평균 2%대로 둔화했고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최근 타 선진국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하락 폭이 작은 이유는 산업구조상 서비스업 비중이 작고 수출 비중이 높은 구조 때문이지 저성장 구조가 개선돼서가 아니다.

민간부문도 크게 위축하고 있다. 경상 기준 민간투자 증가율은 2012∼2017년 기간 연평균 6.9%였지만 2017∼2020년 기간 연평균 0.2%로 급락했다. 반면 정부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연평균 5.4%에서 평균 7.3%로 급등해 국가 경제에서 민간 생산은 위축하고 정부 지출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처럼 민간투자가 없으면 생산성 개선을 저해해 잠재성장률은 높아지기 어렵다.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전체 기업의 평균 기업 순이익률은 2016년 4.09%에서 2020년 2.99%로 악화 일로에 있다. 평균 매출증가율도 2016년 2.57%에서 2020년 -1.04%로 낮아져 성장이 둔화하는 추세다. 기업의 이익에서 이자를 커버하는 비율로 측정하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이 2016년 29.4%에서 2020년 39.7%로 증가 추세여서 이익에서 이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 걸 보여준다.

기업 경쟁력 또한 약화하고 있다. 부가가치 증가율에 비해 인건비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다. 법인의 경우 2017∼2020년 기간 중 부가가치 증가율은 연평균 -1.7%인 반면 인건비 증가율은 연평균 5.9%였다. 기업 성과가 노동으로 많이 배분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기업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인건비만 증가한다는 것은 기업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징후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평균 일자리 수는 2012∼2017년 기간 37만 개 증가한 데 비해 2018∼2019년 기간에는 20만 개 느는 데 그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기술의 변화로 인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 환경의 악화로 인한 고용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의 길을 열어주지 못한 탓으로 해석된다. 고용의 질도 저하되고 있다. 2017∼2019년 기간 36시간 이상 전일제 취업자는 59만 명 감소한 반면, 36시간 미만 파트타임 취업자는 97만 명 증가했으며 전일제 기준 고용률도 급락하고 있다.

◇무너지는 펀더멘털

문재인 정부는 구조 개혁과 제도 개선으로 민간의 활력을 되살리기보다는 오로지 재정 확대에 집중한 바 있다. 2017년 400조 원이었던 정부예산은 불과 3년 만에 2020년 512조 원으로 급증했고, 복지 재정 규모도 같은 기간 130조 원에서 180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GDP 대비 관리재정적자비율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5.8%를 기록했다.

새 정부는 추락하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민생 위주로 선거공약을 제시할 수밖에 없더라도, 큰 틀에서 어떻게 국가적 역량을 복원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할 것인지 명확한 비전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다 번복하기를 반복하고 ‘건강보험 탈모 지원’까지 약속했다. 여당이 2월 15일 이전 추가경정예산 처리 방침을 밝힌 것도 포퓰리즘 국정 운영 행태로 읽힌다. 윤석열 후보도 ‘병사 봉급 200만 원’ 등 현금 살포 공약을 쏟아내는 중이다.

면밀한 재정 분석 없이 즉흥적으로 쏟아내는 선심성 포퓰리즘이 경제를 되살릴 거라고 믿는 국민은 없다. 포퓰리즘이 펀더멘털을 훼손하면 소득 기반이 무너지고 세수가 줄어들어 공약뿐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누리던 경제적 삶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OECD 중위권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복지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은 재정에 부담이 되는 대선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에 대해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재정 부담으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하는 건 아닌지, 공약들이 시장 질서를 해쳐 경제의 혁신동력이 휘청거리게 되는 건 아닌지, 민간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도움되는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펀더멘털의 위기에 직면한 경제는 더 이상 무모한 정책의 실험대상이 될 여력이 없다.

서강대 교수, 전 한국응용경제학회장


■ 세줄 요약

경제 기초체력 악화일로 :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는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 여기에 문재인 정부 상황 인식의 오류와 정책 실패, 여야 대선 캠프의 포퓰리즘 공약이 기업 환경과 펀더멘털을 악화일로 상황으로 내몰아.

저성장 기조 심화 : 성장동력과 기초체력의 추락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단계. 잠재성장률 하락, 민간부문 위축, 기업의 성장성·수익성·경쟁력 악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 등 경제 저성장 기조가 심화하고 있음.

무너지는 펀더멘털 : 설상가상으로 여야 대선 후보들이 현금 살포 공약을 쏟아내면서 경제의 기초체력이 휘청거림. 포퓰리즘이 펀더멘털을 훼손하면 소득 기반이 무너지고 세수가 줄어들어 경제적 삶을 위협하게 됨.

■ 용어 설명

‘펀더멘털’, fundamental은 ‘기본적’ ‘근본적’이란 뜻을 갖는데, 경제용어로 쓰일 때는 경제 상황의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성장률, 물가상승률, 고용·실업률 등의 주요 거시경제지표를 말함.

‘정부지출’이란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출하는 것. 자원 배분, 소득 재분배, 경제 안정과 성장 등에 지출되는 것의 총합. 종종 경제 펀더멘털 점검 차원에서 민간투자와 비교 분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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