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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Deep Read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8일(火)
文, 北 기만에 춤춘 ‘1인 평화극’… 北은 ‘역내 세력균형론’으로 핵보유 정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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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곤의 Deep Read - 北 잇단 미사일 도발 왜

文정권, 김정은 대리하며 평화 읊조리는 동안 北은 핵고도화로 불가역적 핵보유국 인정받기 정면돌파
북핵 ‘외교 목적설’유효성 상실하고 ‘군사 목적설’ 재확인… 한·미동맹으로 핵 탐지·식별·타격 극대화해야


2022년 벽두부터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폭주하고 있다. 지난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14일과 17일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최근 시도하는 미사일 도발은 자신들의 군사적 능력 향상 외에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 군축을 요구하는 전략의 하나로 판단된다.

김정은 체제는 문재인 정부가 ‘대리자’ 입장에서 읊조리는 핵 포기를 사실상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북한 전략의 대전환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기만행위에 춤춘 ‘1인극’이 됐다. 최우선 안보 정책은 한·미 동맹을 강화해 확장 억제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고도화된 북핵의 탐지·식별·타격 능력에 집중하는 것이다.

◇북핵 개발의 목적

북한이 스스로를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지는 오래됐다. 학계에서는 6자회담이 진행되던 2008년까지 북한이 미국과 안전 보장을 체결하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외교 목적설’을 일부 수용한 바 있다. 물론 북한이 ‘혁명적 수정주의 국가’로서 핵 보유 자체를 목표로 한다는 ‘군사 목적설’도 널리 통용됐다.

그러나 북한이 2009년 1월 외무성을 통해 밝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핵 문제는 철두철미 별개의 문제다… 조·미 관계 정상화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안전을 더욱 믿음직하게 지키기 위한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이다”라는 담화를 기점으로 외교 목적설은 유효성을 상실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보다 핵무장을 통한 힘의 균형을 선택한 것이다.

결국 비핵화도 북한의 일방적인 핵 포기가 아닌 남한에 대한 ‘핵우산 폐지를 포함한 상호 핵 군축론’으로 축약된다. 부연하면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과 핵 군축을 대미 관계 정상화와 분리해 선제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은 시기 들어 이를 확정하기 위해 2012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령’과 ‘우주개발법’을 채택하고 스스로 핵보유국으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동시에 “핵 군비 경쟁을 반대하고 핵 군축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입장도 천명했다. 4월 13일에는 헌법 서문을 개정해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을 포함했다.

◇핵 포기한 적 없는 北

2018년 대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북한은 핵을 포기한 적이 없다. 일부에서는 2018년 북한이 대전환을 모색하면서 다시금 외교 목적설로 회귀했다고 주장하지만, 증거를 찾기 힘들다. 유일한 근거는 2018년 3월 한국 특별사절단이 김정은 면담 후 발표한 6개 합의 사항 중 3항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북한이) 명백히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발표는 남북 공동발표가 아닌 한국의 일방적 설명이었고, 그나마 군사적 위협과 체제 안전이라는 막연한 전제가 달렸다. 이후 4월 남북 판문점회담 때 도보다리 산책 도중 김정은이 직접 “1년 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 적고 있지만, 사실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발언이다.

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주장을 ‘대리’하다가 결국 이마저도 북한에 의해 부인당했다. 북은 2018년 12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비핵화는)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의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추구하는 비핵화란 상호 핵 군축에 따라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주장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후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그해 말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미국의 제재 봉쇄 책동을 총파탄” 내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만드는 ‘정면돌파전’을 선포했다.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선 “국가 핵 무력 건설은 사회주의국가 건설 행정에서 반드시 선차적 점령해야 할 전략적이며 지배적 고지”라고 밝혔다. 북한이 추구하는 국가 체제 발전단계와 핵 보유를 연계시켜 국가 정체성을 버리지 않는 한 핵 포기를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북핵 보유의 양대 논리

북한은 두 가지 새로운 명분을 제시하면서 핵보유국 인정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첫째, 이중기준 철회 논리다. 김여정이 지난해 9월 담화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라면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이중기준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유엔에서 규정한 북한 핵미사일 실험에 대한 불법성을 제기하지 말라는 요구는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강변이다. 북한은 올 들어 12일간 4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벌이면서 각각 “전략 무력의 현대화 과업” “전쟁억제력 강화” “검열사격훈련” “무기체계의 정확성 확인” 등으로 규정했다. 미국과 한국 등 적대세력을 특정한 도발이 아니라 자신의 자주권과 안전을 지키려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일상적 행위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0월 “남한이나 미국이 우리의 주적은 아니며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대외환경과 무관하게 제도화된 계획에 따른 도발의 일상화를 통해 합법적 자위권을 강변함으로써 핵보유국 인정을 추구한다는 것이 확인된다.

둘째, 군비경쟁과 세력균형 논리로 핵 보유 정당화를 주창한다. 김여정은 지난해 9월 담화에서 “조선반도 지역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파괴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김정은은 시정연설에서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한 군사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의 ‘위력한 무기체계’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북핵이 자국 안보를 위한 것이라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한반도·역내 세력균형과 안정에 기여한다는 능동적 의미로 해석하는 행위다. 미국 내 ‘신현실주의’ 학자 중 극히 일부에서 주장하는 ‘관리된 핵확산 안정론’을 차용하는 것이다.

◇동맹 통한 북핵 억제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비핵화를 요구할 수 없을 정도로 핵무기를 고도화해 제한적 핵 군축으로 유도하려 한다. 한국은 외교를 통한 협상의 문을 닫지는 말아야 하지만, 동맹의 강화를 통해 북핵을 억제하는 데 안보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여전히 ‘종전선언’을 갖고 1인극만 하는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없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세줄 요약

북핵 개발의 목적 : 북의 핵 개발과 관련, ‘외교 목적설’과 ‘군사 목적설’이 있지만, 2009년 1월 외무성 담화 이후 외교 목적설은 유효성을 상실함. 북한은 미국과 관계 정상화보다 핵 무장을 통한 힘의 균형을 선택한 것.

핵 포기한 적 없는 北 : 2018년 대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북은 핵을 포기한 적이 없음. 문재인 정부가 북을 대리하고 비핵화 기만에 춤추며 평화 1인극을 벌이는 동안 북은 핵 보유를 인정받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벌여옴.

동맹 통한 북핵 억제 : 북한은 이중기준 철회 논리와 세력균형론으로 핵 무력 완성을 정당화. 한국의 최우선 안보 정책은 동맹을 강화해 확장 억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북핵의 탐지·식별·타격 능력을 고도화하는 것.

■ 용어 설명

‘외교 목적설’은 북의 핵 개발이 외교적 강제력을 통해 자신의 생존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학설. 따라서 핵 협상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체제에 편승하면 북이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점.

‘군사 목적설’은 북이 핵 보유를 통한 자위권 확보와 세력균형론을 내세우는 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학설. 핵 무력 완성이 사실상의 핵보유국 반열에 오르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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