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조원에 인수… IT업계 최고액
MS, 게임시장 경쟁력 강화 나서
美규제당국 반독점 심사 넘어야

굴지의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사진)를 인수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게임개발사다. 인수금액은 687억 달러(약 81조9500억 원)로 정보기술(IT) 산업 역사상 최고액이다. 특히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를 보유하고 있는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게임시장 경쟁력 강화는 물론, 게임을 메타버스 사업의 중심축에 두고 관련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식을 주당 95달러에 전액 현금 매입, 총 687억 달러의 인수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인수가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식(65.39달러·14일 종가 기준)에 45%의 프리미엄을 붙여 책정됐다. MS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인수로 MS는 텐센트,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위 게임사로 올라서게 됐다”고 밝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MS의 게임사업은 날개를 달 전망이다. MS의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와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현재 엑스박스의 콘솔 시장 점유율은 약 25%로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플레이스테이션(소니)에 밀리고 있다. 그러나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지식재산권(IP)과 게임 운영 능력을 등에 업으면 판도를 바꿀 기회를 얻게 된다. 현재 메타(옛 페이스북)가 선전 중인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메타를 상대로 엑스박스의 VR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최근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분야인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MS의 이번 인수는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을 남겨놓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빅테크의 독과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심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이 거래는 빅테크 규제를 위해 더 많은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워싱턴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면서 “현재 구글, 아마존, 메타 등에 맞춰져 있는 규제의 초점이 MS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보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는 최종 인수가 완료되면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