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가상자산 공약 발표

“디지털산업진흥청 신설하고
국내 코인발행도 점진적 허용
은행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적극투자층 청년 지지 굳히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5000만 원까지 과세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가상자산 투자 참여율이 높은 2030세대를 겨냥한 공약으로, 최근 지지율이 크게 오른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굳히기 전략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주기적으로 공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코인 수익을 5000만 원까지 완전 비과세하겠다”며 “현행 250만 원인 양도차익 기본공제를 주식과 동일하게 상향하고, 선(先)정비·후(後)과세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코인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을 새로운 형태의 금융자산으로 분류해 주식과 같은 공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관련 법 개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1년 미루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도 비과세 한도를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대하는 안은 보류됐다.

윤 후보는 국내 코인발행(ICO)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는 “현 상황에서 ICO 방식을 전면적으로 채택할 경우 다단계 사기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발행(IEO) 방식부터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자가 중재자 없이 직접 참여하는 ICO와 달리 IEO는 거래소가 검증·중개 역할을 담당해 투자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후보는 또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해 불완전판매·시세조종·자전거래·작전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선 조사 후 사법 절차를 거쳐 부당 수익을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별도로 발표한 ‘석열씨의 심쿵약속’을 통해서도 “시중 은행들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후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를 접견해 한·러 양국 간 상호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 후보는 이날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방문을 앞두고 “주어진 액수 안에서 장애인 스스로 복지 서비스를 선택하는 개인예산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조재연·송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