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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9일(水)
“돈 벌려고 하는 일이지만 이왕이면 의미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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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워라밸’ 지고 ‘워라블’ 뜬다

일을 통해 행복을 얻지못하면
삶도 행복해질수 없다는 관념
최근 Z세대의 트렌드 떠올라

‘왜 일하는가’ ‘프리워커스’등
2030 독자 열렬한 지지 받아


“기술 발달로 노동의 방식은 변하겠지만, 생산적인 일을 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일은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찰스 핸디,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중)

워라밸이 아닌 워라블이 Z세대의 트렌드로 부상하며 일과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담은 책도 속속 출간되고 있다. 이번 주에 나온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인플루엔셜)는 경영 사상가 찰스 핸디의 자기계발서다. 핸디는 손주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의 이 책에서 “삶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할 것은 ‘유급 노동’이다. 너그러운 억만장자 자선가가 ‘기본소득’을 평생 보장해도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게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며 “땀 흘려 일한 대가를 처음 받은 순간의 짜릿한 기분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적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출간된 ‘왜 일하는가’(다산북스), ‘일의 격’(턴어라운드), ‘프리워커스’(RHK) 등도 일의 존재 의미를 성찰하며 2030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일본 전자부품사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는 직장 ‘바깥’이 아닌 ‘안’에서 긍지를 찾는 지혜를 전한 책으로 11년 만에 나온 개정판임에도 7만 부 이상 팔렸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연령별 구매층은 20대와 30대가 각각 20%, 37%였다. 가즈오는 책에서 서양과 동양의 노동관이 다르다고 말한다. ‘고역이나 마찬가지인 일은 최대한 빨리 끝내고 보수는 최대한 많이 받는 게 좋다’는 생각이 서양의 노동관이라면 동양에선 ‘일은 고생도 수반하지만, 그 고생 이상으로 기쁨과 보람을 안겨주는 존엄한 행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인생과 일=능력×열의×사고방식’이라는 방정식을 제안하는 아흔 살의 경영자는 ‘일’이야말로 시련을 이기고, 운명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니 지금 하는 그 일을 무엇보다 더 좋아해 보라. 그 일에 흠뻑 빠져보라. 내가 그 일이 되고 그 일이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이룬 성과 앞에선 누구라도 어린아이처럼 기뻐할 것이다.”

▲  워라블의 가치를 얘기하는 30대 인플루언서의 유튜브 채널 영상. 유튜브 캡처

‘모빌스 그룹’이라는 30대 크리에이티브 집단이 쓴 ‘프리워커스’는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찾는 주체적 인간이 되기 위한 고민을 담았다. 네이버 라인을 다니다 퇴사한 저자들은 브랜드 ‘모베러웍스’를 만들어 후드와 티셔츠, 노트와 텀블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프리 워커’란 지금처럼 일해도 괜찮은지, 현재 일을 완수한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이다. “삶에서 일은 물음표만을 남기고, 알 수 없는 억하심정에 휩싸인” 직장인 시절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는 저자들은 이렇게 결론짓는다. “프리 워커가 되는 건 일을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다. 내가 내 일의 주인이라면 프리 워커다. 한 번뿐인 인생을 잘 살고 싶은 마음처럼, 돈 벌려고 하는 일이지만 이왕이면 자유롭고 의미 있게 잘 해내고 싶다.”

4만 부가량 팔린 ‘일의 격’은 일을 통해 성장하는 나와 성숙한 삶의 상관관계를 짚는다. 오랜 세월 기업에 몸담은 저자는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만드는 것은 남이 아닌 나의 가치를 높인다고 강조한다. 비범한 능력은 ‘해야 할 일’이 아닌 ‘원하는 일’의 버킷 리스트를 실행할 때 비로소 발휘되는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나답게 사는 것이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남들의 기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다.”

‘재밌으면 그걸로 충분해’(상상출판), ‘청년 도배사 이야기’(궁리),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지베르니)처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관습적 경로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일을 하며 얻은 보람을 기록한 책들도 화제를 모았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27세 청년이 쓴 ‘재밌으면 그걸로 충분해’는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조리지원 대원으로 일한 경험을 담았고, ‘청년 도배사 이야기’는 연세대 출신의 저자가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2년간 도배 현장에서 겪은 일을 풀어냈다.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는 어렵게 입사한 공기업을 4년 만에 퇴사하고 고향 진주에 카페를 차린 1992년생 ‘꼬마 사장’의 에세이다. 셀프 인테리어를 거쳐 문을 연 작은 카페는 처음엔 금방이라도 폐업할 듯 아슬아슬했으나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저자는 “장사가 잘된다고 하기엔 ‘애매’하고 사장님이라 불릴 만한 경영 능력도 ‘애매’하지만, 이 ‘애매함’이 카페와 나를 지켜낸 힘이라고 믿는다”며 “꿈꿨던 카페와 현실 속 카페의 괴리감은 극복하고, 마음을 나누는 단골손님은 차츰 늘려가며 ‘애매해도 꽤 괜찮은 인생’을 하루씩 연장해가고 있다”고 말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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