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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19일(水)
한번 충전으로 800㎞ 달리는 전기車… ‘꿈의 배터리’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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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송재우 기자
■ 김범준 카이스트 연구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현 500㎞ 주행 60% 향상
고무처럼 신축성 뛰어나고
충·방전할 때 안정성 탁월
제조 공정도 매우 간단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하면
전기차시장의 게임체인저”


전기자동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2차 전지는 내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전기(전하, 이온)를 실어 나르는 전해질이 액체로 된 리튬 이온 배터리가 현재 시장의 주력 제품이다. 그러나 휘발성이 강한 액체 전해질은 돌발사고 시 누출되거나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이를 고체 전해질로 대체하려는 연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고체 전해질은 크게 고분자 기반, 산화물 기반, 황화물 기반의 세 종류로 나뉘는데 낮은 이온 전도도와 높은 가격이 조기 상업화의 큰 걸림돌이다. 일본 토요타, 삼성 SDI 등 배터리 업체들이 오는 2025~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는 황화물 기반의 전해질은 이온 전도도가 우수하지만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황화 리튬의 경우 ㎏당 가격이 1만2000달러에 달한다. 이에 비해 고분자 기반의 고체 전해질은 원료가 매우 싸고 가벼운 데다 저온 대량생산 공정에 적합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상온에서 낮은 이온 전도도에 머물러 전지 충·방전 시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지금보다 무려 60%가량 주행 거리를 늘린 고무 형태의 획기적인 고분자 기반 신형 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내는 데 성공했다. 한 번 충전에 500㎞를 달릴 수 있는 현 전기자동차의 가동 범위를 800㎞까지 늘린 세계 최고의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특히 기존 배터리와 완전히 다르게 고무처럼 신축성이 뛰어난 엘라스토머 전해질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는 전(全)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한발 앞서게 됐다는 평가다.

19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은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 리튬 메탈 배터리(all-solid-state Li-metal battery) 기술을 개발했다. 에너지 밀도의 향상, 자동차 주행거리 확보 및 안전문제 해결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꿈의 배터리’에 성큼 다가가게 됐다. 카이스트 한정훈, 조지아공대 이승훈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월 13일 자로 출판됐다. 연구팀은 잘 늘어나고 튼튼한 특성을 지닌 엘라스토머 소재에 주목했지만 이온 전도도가 매우 낮아 고분자 전해질로 개발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이 같은 도전에 맞서 엘라스토머 내부에 리튬 이온 전도성이 높은 플라스틱 결정(結晶) 물질을 3차원적으로 연결함으로써 결국 엘라스토머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3차원적 연결 구조는 이온전도성이 낮은 엘라스토머 내부에서 플라스틱 결정의 높은 이온 전도성을 유지하기 위한 효율적 구조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엘라스토머 기반의 고분자 전해질은 기존의 대표적 폴리에틸렌옥사이드(PEO) 기반 고분자 전해질에 비해 100배 정도 향상된 10-3 S/㎝의 높은 이온전도도를 자랑한다. 또, 고무처럼 300% 이상 늘어날 수 있는 신축성을 바탕으로 전지 충·방전 시 안정성에 아주 큰 문제를 일으켰던 리튬 덴드라이트(dendrite)의 성장을 억제해 탁월한 전지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새로 개발된 고분자 전해질은 얇은 리튬금속 음극과 니켈 리치 양극으로 구성된 전고체전지에서 4.5V 이상의 매우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보였으며, 세계 최고 성능의 에너지 밀도(410Wh/㎏)를 갖는 전고체전지를 구현했다.

최경환 SK이노베이션 차세대 배터리 센터장은 “전고체 배터리로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이 같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가능 여부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개발의 주역인 김범준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래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 성능 전고체전지를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엘라스토머 전해질이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고체 전해질을 만들어 냄으로써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도 “기존의 고체 전해질이 가진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데다 제조 공정이 매우 간단해 전고체전지 전해질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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